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52% 상승···이전 정부의 2배
소득 1분위가 아파트 사려면 5분위보다 62년 더 걸려···양극화 심화

수도권 지역에 밀집한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아파트값 상승률이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상승률의 두 배라는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최저임금을 전액 쓰지 않고 모았을 경우 서울 아파트 한 채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43년으로 현 정부에서만 늘었다. 근본 부동산 대책을 외면한 결과 불평등과 격차가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2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KB주택가격 동향과 한국은행·통계청 발표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한 채당 6억600만원에서 9억2000만원으로 3억1400만원(52%) 상승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2008년 12월~2013년 2월)와 박근혜 정부(2013년 2월~2017년 3월)에는 각각 1500만원 하락(-3%), 1억3400만원 상승(29%) 했다. 두 정권을 합한 상승률은 26%로 문 정부 상승률의 절반에 그쳤다.

/ 자료=KB주택가격동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 아파트값의 비정상적인 상승으로 발생하는 불로소득은 문재인 정부에서 약 493조원, 박근혜 정부에서 155조원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명박 정부 때는 약 35조원 감소했다.

최저임금을 전액 쓰지 않고 모았을 경우 서울 아파트 한 채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문재인 정부에서만 늘었다. 정권 말 기준으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각각 38년·37년·43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 동안 연간소득 기준으로 최저임금은 약 530만원 인상됐다. 이는 역대 정부 중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그사이 서울의 중위가격 아파트값이 3억원 넘게 오르는 바람에 최저임금으로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오히려 정권 출범 초반의 37년에서 6년이 늘어났다.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가 서울 아파트 구매에 걸린 시간은 이명박 정부 임기 초 48년, 임기 말 35년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에선 임기 초 35년, 임기 말 41년이 걸렸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 41년이었으나 현재 31년 늘어 무려 72년이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 자료=KB주택가격동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가장 소득이 높은 5분위가 2019년 말 기준 서울아파트 구매 기간은 약 10년으로 문재인 정부 초보다 2년 정도 늘어났다. 소득 1분위와 5분위가 서울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기간의 차이가 이명박 정부 임기 말에는 29년이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3년차에 62년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 들어 소득 수준에 따른 불평등이 크게 악화된 셈이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일자리·소득 감소 등으로 인해 서민과 청년들의 고통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집값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미래세대와 무주택 월급쟁이들의 고통을 정부가 방치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진정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집값을 자극하는 개발부터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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