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의 보톡스 품목허가 취소로 주가 20% 급락···상장폐지심사는 면해
2009년 코스닥 상장 이후 주가 50배 넘게 상승···향후 실적전망 및 해외진출 '먹구름'
‘보톡스 신화’를 써온 메디톡스의 위기가 코스닥 시장의 화제였던 한 주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톡스가 보톡스 제품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한 죄를 물어 해당 보톡스 제품에 대해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내렸고 메디톡스 주가는 폭락했다. 메디톡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고 투자자들은 법정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디톡스 주가는 지난주 15만3000원에서 이번주 12만3500원으로 19.2%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식약처가 18일 메디톡스 보톡스 제품에 대해 품목허가 취소하면서 주가가 20% 급락한 여파가 컸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허가 내용과 다른 무허가 원액을 사용하고 역가시험 결과 등 시험성적서를 조작했다며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 등 3가지 보톡스 제품에 대해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식약처의 보톡스 제품 품목허가취소로 당장 메디톡스는 전체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보톡스제품군의 판매가 금지됐다. 메디톡스는 18일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등 처분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처분취소 청구 소송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공시했지만 창사 이래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메디톡스는 2009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래 보톡스 신화를 써왔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생명공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2000년 메디톡스를 설립하고 2004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4번째로 보톡스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세계 보톡스 시장은 미국 앨러간의 독점시장이었다. 메디톡스는 30%가량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나갔다. 세계로도 수출을 확대했다.
메디톡스는 2009년 공모가 1만4천 원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는데 이후 주가가 연일 급등하며 수십배로 뛰어올랐다. 2013년에는 보톡스의 원조인 미국 엘러간과 3억9천만 달러 규모의 액상형 보톡스 기술수출계약을 맺으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뉴라미스’라는 필러 브랜드를 내세우며 필러시장까지 진출했다.
이후 후발주자인 휴젤이 보톡스 시장 경쟁에 뛰어들면서 보톡스 시장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메디톡스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메디톡스는 수출을 통해 성장활로를 찾았고 중국진출을 위한 임상에도 나섰다. 2018년 1월 메디톡스 주가는 81만원을 넘어서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휴온스, 종근당 등이 가세하면서 보톡스 시장의 경쟁은 더욱 격화됐고 수익성 악화는 피할수 없었다. 대웅제약과는 미국에서 보톡스 균주를 놓고 소송전을 펼쳐야했다.
메디톡스는 코오롱인보사와 달리 당장 상장폐지는 피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매출이 50% 이상인 제품이 품목허가 취소될 경우 상장폐지를 검토하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이번에 품목허가가 취소된 메디톡신 제품들의 매출 비중은 약 40% 수준이다. 메디톡스가 액상형보톡스 제품 ‘이노톡스’와 내성방지 제품 ‘코어톡스’, 필러사업 등으로 매출을 다각화한 덕분이다.
그러나 향후 메디톡스가 겪을 앞날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신뢰도 하락에 따른 영업활동 위축은 물론이고 미국에서 대웅제약과 벌이고 있는 보톡스 균주 소송에서도 악재가 될 수 있다.
투자자들로부터도 줄소송이 예상된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메디톡스 주식투자자를 대신해 18일 메디톡스와 주요 임원들을 상대로 제2차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는 품목허가 취소 영향에 따라 올해 1490억원의 매출과 106억원의 영업적자를 전망한다”며 “이번 품목허가 취소 이슈로 올해 및 내년 실적은 물론 중국 판매허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시가총액 1위를 굳건히 지킨 가운데 에이치엘비가 셀트리온제약을 근소하게 제치고 다시 코스닥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알테오젠 주가는 다시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알테오젠 주가는 26만7000원으로 한주를 마치며 지난주보다 12.9% 급등했다. 19일 장중에는 27만7000원을 찍으며 역대 최고가를 다시 경신하기도 했다. 반면 씨젠 주가는 11만1500원에서 10만2300원으로 한주 동안 8.3% 하락했다.
제넥신과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각각 9.4%, 18.0%씩 급등하며 시가총액 순위가 각각 10위, 17위로 상승했다. 반면 휴젤과 SK머티리얼즈 주가는 한주 동안 9.7%,12.8%씩 상승했지만 시가총액 순위는 그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