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자로 메디톡신주 등 3제품, 품목허가 취소···메디톡스, 집행정지 등 법적 대응 진행
보툴리눔톡신 제조업체 영업 박차···메디톡스는 대체품목 전략 예상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이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아 시장서 퇴출될 가능성이 예고된다. 이에 휴젤 등 경쟁업체들은 공격영업에 본격 착수했다. 메디톡스도 법적 대응을 진행함과 동시에 대체품목으로 타격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25일자로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 등 3개 품목의 허가를 취소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을 생산하면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마치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고 판단했다. 메디톡신은 총 4개 용량으로 구성됐다. 이에 메디톡신200단위 1개 품목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는 셈이다. 

이같은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해 메디톡스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처분취소 청구 소송 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 18일 저녁 소장을 법원에 접수시킨 상태다. 

이번에 품목허가 취소가 확정된 메디톡신 3개 품목의 지난해 국내 및 해외 매출액은 868억여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 2059억여원의 42%가량을 점유한다. 당장 식약처는 메디톡스에 유통 중인 메디톡신을 회수해 폐기토록 명령했기 때문에 법원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도 판매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메디톡신 판매는 법적으로 가능하게 된다”면서도 “하지만 소비자들이 신뢰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향후 판도는 전망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허가 받아 판매하는 다른 업체들은 이번 메디톡신의 품목허가 취소를 계기로 영업과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메디톡신이 판매되는 상황에서도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휴젤은 표정관리에 열심이다. 휴젤의 보툴렉스 매출은 지난 2016년 369억여원에 이어 2017년 407억여원, 2018년 529억여원에 이어 2019년 613억여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기준 연간 1500억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휴젤 입장에서는 비중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 셈이다.   

휴젤 관계자는 “전문성을 확보한 80여명 영업조직을 토대로 기존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기존 우리 제품이 들어가지 않던 병의원을 신규로 접촉해 거래를 개설한 곳이 일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웹심포지엄인 ‘iH.E.L.F’를 본격 진행하는 등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며 “중국 품목허가도 현재 서류 보완작업을 진행 중이어서 올 가을 이전 허가 획득을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 현재 중국에서는 메디톡신 품목허가도 추진 중이어서 어느 품목이 먼저 허가를 획득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대웅제약의 경우 국내 시장 3위를 점유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지난해 미국 진출을 통한 인지도 향상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대웅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 매출은 전년 대비 256.4% 성장한 445억여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리즈톡스’를 출시한 휴온스글로벌과 올 5월 보툴리눔 톡신 제품 ‘원더톡스’를 내놓은 종근당은 시장의 후발업체로 손꼽힌다. 하지만 메디톡신 3개 품목허가 취소가 두 업체에 여파를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잃게 된 메디톡스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법적 대응과 함께 메디톡스가 진행하는 전략은 보툴리늄A독소 액상제품인 이노톡스주와 코어톡스주로의 대체로 알려졌다. 이노톡스주는 사람혈청 알부민과 제조공정상 동물성 유래물질을 배제해 안전성을 강화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메디톡스의 대체품목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공하면 매출 손실과 신뢰 하락의 여파를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메디톡신 퇴출로 일부 소비자는 일명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맞아도 될지 걱정할 정도로 민감해 한다”며 “국내 보툴리눔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어 업체들 경쟁은 물밑에서 더욱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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