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비이자 부문 실적 하락세···우리금융, 비이자이익 15.9% 상승
동양자산운용·ABL글로벌자산운용·국제자산신탁 등 자회사 손익기여 본격화
경기 악화와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로 주요 금융그룹사들의 비이자이익 실적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우리금융그룹만 나홀로 비이자이익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지주사 출범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선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91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2650억원 대비 15.3% 감소했다.
그룹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그룹의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KB금융그룹의 지난해 1분기 비이자이익은 6127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3928억원을 기록하며 35.9% 급감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같은 기간 8217억원에서 7342억원으로 비이자이익이 10.6% 줄었으며, 하나금융도 5598억원에서 4782억원으로 14.6% 감소했다.
우리금융그룹만이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비이자이익이 늘었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비아지이익은 3138억원으로 지난해 2708억원 대비 15.9% 상승했다.
이처럼 우리금융이 이례적인 비이자이익 실적 상승을 거둔 배경에는 적극적인 자회사 인수가 자리 잡고 있다. 지주사 출범을 준비하며 신규로 편입했던 자회사들의 이익 실현이 본격화되면서 그에 따라 비이자이익 역시 늘어난 것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7월 동양자산운용(현 우리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현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뒤이어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 인수를 체결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합병 없이 별도 운영하는 멀티 운영 전략을 채택하고 우리자산운용은 전통형 종합자산운용사로,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해외 및 대체 특화 종합자산운용사로 차별화해 육성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은 지난 6월 기준 운용자산이 4조1000억원 증가하는 등 우리금융지주 편입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우리자산신탁은 2007년 11월 신탁업 인가를 받은 이후 금융과 부동산을 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우리금융의 부동산사업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에만 전국 민영 아파트 및 오피스텔 총 6건의 분양에 나서는 등 신탁사 중 가장 많은 물량을 소화하면서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에 기여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금융그룹에 신규 편입된 자회사들의 손익 기여가 이번 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다”며 “향후 자회사들 간의 시너지 창출로 이러한 수익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비이자이익 확충 외에도 자본건전성 강화를 위해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 등을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에 대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