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부동산 자문사에 광교점 매각 자문···“매각 관련 확정된 바 없다”
업계선 “매각 절차 수순” 평가···현금 확보로 신사업 구체화할 가능성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광교점 전경. / 사진=갤러리아백화점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광교점 전경. / 사진=갤러리아백화점

한화갤러리아가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매각을 검토하면서 그간 언급해온 ‘신사업’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갤러리아가 광교점을 매각하게 되면 현금 유동성 확보로 신사업을 구체화할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매각은 결국 경제 악화에 다른 불확실성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것과 동시에 매각을 통한 손익 개선, 신사업 등에 과감 없이 투자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국내 투자자문사들에게 갤러리아 광교 가치평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현재 갤러리아는 매각 주관사 산정 작업을 진행 중이고, 국내외 부동산 자문사에 제안 요청을 보냈으며 이달 중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외적인 갤러리아 광교점의 자산가치를 평가한다는 게 한화갤러리아의 설명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광교점 매각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면서 “다른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유동성 확보 및 신규 사업 투자 확보 일환으로 검토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업계에선 한화갤러리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매각 절차를 밟기 위한 수순”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면세점 사업을 특허권 만료 1년 반 전에 조기 정리한 바 있다. 당시 한화갤러리아는 사업권을 확보한 후 3년간 1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고 시내면세점 시장의 경쟁이 격화됨과 동시에 사드 사태 등 대외적 악재가 이어졌다는 이유로 면세 사업을 정리했다. 이번 광교점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대외적 이슈로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자 결정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백화점 사업에서도 재무건전성 개선을 통한 효율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수원점을 부동산 개발업체 서울디엔씨에 약 1100억원에 매각했고, 이어 지난 2월엔 천안 센터시티점도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약 3000억원 규모였다.

이번 광교점 매각 검토 역시 이 같은 행보의 연장선이란 분석이 많다. 한화갤러리아의 지난해 부채 총계는 약 1조2522억원에 달한다. 이에 자산 매각으로 손실을 해결하고 확보된 여유 자금으로 신사업 투자 및 갤러리아 대전점을 리뉴얼해 백화점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광교점 오픈 당시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가 “2020년엔 갤러리아 광교점 오픈을 필두로 백화점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한화갤러리아는 기존 백화점 명품 포트폴리오 강화, VIP 대상 서비스 확충 등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신규 점포는 콘텐츠를 강화해 지역 내 빠르게 정착시키는 방안도 모색할 전망이다.

신규 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신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없지만 김 대표가 “올해는 온라인몰 개편, 플랫폼 기반 신사업, 신규 브랜드 발굴·사업 전개 등이 가시화되는 변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확보한 현금은 온라인몰, 이커머스 등 온라인 중심의 사업과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리뉴얼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갤러리아 외에도 최근 유통업계는 다양한 형태로 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마트 4곳, 롯데백화점 4곳, 롯데아울렛 2곳을 롯데리츠(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고, 롯데쇼핑은 롯데리츠에 임차료를 지급하고 재임차해 매장 운영을 계속한다.

홈플러스는 올해 3개 내외의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고, 이마트 역시 지난해 10여개 내외의 점포 건물을 유동화해 약 1조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했다.

매각 후 재임대는 현재 전개하는 사업 구조를 흔들지 않으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건물을 장기간 계속 임차할 수 있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대외적 악재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주요 유통업체들이 부동산을 팔아 현금을 마련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신사업에 투입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갤러리아는 매각 후 재임대로 광교점을 운영하게 되더라도 경기권 최상위 명품 라인업 구성, 아쿠아리움 조성 등의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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