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금통위 의사록 공개···한은 관련부서 “금리인하 여력 남아 있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중 다수가 현재의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은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정책수단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16일 지난달 28일에 열렸던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했다. 이날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한은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의 다수가 현재의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깝다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A금통위원은 “실효하한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고 그 수준도 특정하기가 어려울 수는 있겠으나 현재 기준금리가 이에 상당히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정책수단의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B금통위원 역시 “최근 호주 등에서 정책금리를 0.25%로 인하하면서 동 수준을 실효하한이라고 밝힘과 아울러 포워드 가이던스, 양적완화, 수익률곡선 관리 등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도입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금융시장에서 신흥시장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선진국과는 금융‧외환시장 여건이 상이하다는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금통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영란은행이 정책금리를 제로가 아닌 0.5% 수준에서 운용하면서 국채매입 등 양적완화를 시행했는데 우리나라도 이러한 영국의 경험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고 D금통위원은 “정책금리의 실효하한은 금융‧경제 여건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겠으나 어느 수준이든 임계점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의견과 관련해 한은의 관련부서는 아직 금리정책의 여력이 남아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인하 여력이 종전에 비해 제한적이지만 아직 완전히 소진된 것은 아니다”라며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가 필요할 경우 우선 금리인하로 대응하되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되면 비전통적 정책수단의 본격적인 활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양적완화와같은 비전통적 정책수단의 활용에 앞서 기준금리의 실효하한 수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며 “국채발행 규모, 장기금리 움직임, 자본유출입 및 금융불균형에 미치는 영향 등 정책여건도 함께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견해 차이에 대해 D금통위원은 “금리인하 시 외국인 자본유출, 민간신용 누증, 금융기관 수익성 악화 등 여러 리스크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전망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어서 실효하한 수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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