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언택트소비·캐시리스 향후에도 지속될 듯
코로나 19로 보건과 경제 나아가 생활 전반에서 변화가 일어나면서 뉴노멀을 넘어 넥스트 뉴노멀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단순히 경제에서 새로운 표준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가 바꿔버린 생활 변화가 앞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뉴노멀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표준을 의미한다. 경제 위기 이후 5∼10년간의 세계 경제를 특징짓는 현상을 일컫는다. 즉,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다가 생겨난 표준을 말하는데 과거 세계 경제 대공황 이후 정부역할이 커졌고, 1980년대 이후 규제가 완화된 것도 뉴노멀의 일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는 또 다시 글로벌 경제를 ‘넥스트 뉴노멀’ 국면으로 진입시킬 공산이 높다”며 “특히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이 경제적 변화에만 국한되었다고 한다면 향후 전개될 넥스트 뉴노멀은 경제적 변화는 물론 사회적 변화를 동반하는 커다란 변화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존에 뉴노멀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전 세계 경제가 저성장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기존 뉴노멀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넥스트 뉴노멀의 장단점이 공존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점으로는 디지털 경제, 비대면 사회라는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것들이 좀 더 빨리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가계 부채, 국가 부채가 증가하면서 좀비 기업들도 증대된다는 점이다. 또 과거의 작은 정부와 달리 지금은 정부가 큰 정부가 되어 모든 가계와 기업을 먹여 살릴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박 연구원은 “넥스트 뉴노멀의 시발점이 코로나19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4차 산업이 부상되고 있었는데 그 흐름을 더 앞당긴 것이 코로나19”라며 “계속해서 자율주행차, 5G, 인공지능(AI) 관련 산업들이 시동을 걸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향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뉴노멀이 2008년이 이후 10여년 이상 지속된 만큼 향후 10년도 코로나19로 말미암은 넥스트 뉴노멀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코로나19 창궐이 가정, 의료, 교육, 정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재택근무, 언택트 문화 등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넥스트 뉴노멀로 인한 생활 속 변화로는 언택트 소비, 비대면 사회, 물류 산업 성장, 캐시리스가 꼽히고 있다. 우선 온라인 쇼핑액의 상승이 보여주듯 대면을 기파하는 현상으로 인해 외식, 여행 등의 대면 서비스가 어려움을 겪고 온라인에서의 소비가 늘고 있다.
또 비대면 사회는 재택근무, 온라인 개학, 온라인 입사시험 등에서 많은 변화를 이끌게 됐다. 기존에 있는 기술이었으나 관성으로 인해 시행하지 못 했던 일들을 이번에 겪으면서 실현 가능성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대기업들도 이번 재택근무 이후 본격적으로 탄력 근무를 도입하고 새로운 재택근무용 도구를 적극 개발하고 나섰다.
비대면이 각광받다보니 자연스레 택배 등 물류 산업은 성장하고 있다. 물류량이 늘면서 이를 자동화하는 시스템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재난소득 등으로 지역 화페, 제로페이 등이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존에는 일부 계층에서만 쓰였으나 많은 연령들이 지원을 통해 새로운 결제 수단을 사용하게 되면서 접근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별도의 자문단을 구성하면서 현금 없는 결제가 더욱 보편화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