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레코켐바이오 시작으로 잇따라 무상증자···무상증자 공시 내면 주가급등세
적자내는 바이오기업들이 무상증자 적극 나서···전환사채 의식한 주가부양이라는 시선도
최근 무상증자를 발표한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상증자는 유통주식수가 늘어나고 잉여금이 자본으로 전환되는 것이기에 통상 주가상승에 호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적자를 내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무상증자를 발표하는 것을 놓고 전환사채를 의식한 주가띄우기 시도가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 무상증자, 주가급등 테마되나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코스닥 기업들이 무상증자를 발표함과 동시에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이달 코스닥기업들의 무상증자 발표는 레고켐바이오부터 시작됐다. 레고켐바이오는 보통주 및 전환우선주 1주당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1일 공시했는데 당일 레고켐바이오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6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어 9일 의료기기회사 오스테오닉이 보통주 1주당 신주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오스테오닉 주가 역시 9일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다음날인 10일에도 16.30%가 상승했다. 이를 통해 4200원이던 주가는 6350원까지 급등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품장비 업체인 힘스 역시 10일 보통주 1주당 신주1주를 배정하는 무상 증자를 발표했다. 힘스 주가 역시 10일 29.90%, 11일 21.66% 급등했다. 헬스케어기업 제테마도 11일 보통주 1주당 신주1주를 주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 당일 주가가 21.92%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15일에는 항암제 개발기업 파멥신이 보통주 1주당 신주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파멥신 주가는 무상증자 발표 소식에 25.75%가 급등했다. 16일에는 52주 최고가인 6만10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 무상증자, 주가 띄우기일까
무상증자는 외부에서 자금을 유치하지 않고 회사 내부의 잉여금을 활용해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회사는 신주발행으로 자본이 늘어나지만 그만큼 쓸수 있는 잉여금이 줄어들기에 회사 자산 자체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무상증자가 주가상승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회사의 발행주식수가 늘어나면서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는 경우가 많고 회사에 현금이 넉넉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기 때문에 기업의 재무구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스닥 기업들의 잇따른 무상증자를 놓고 주가부양을 노린 의도적 행위가 아니냐는 시선도 보내고 있다. 잉여금이 넉넉한 기업들이 아니라 매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바이오기업들이 최근 들어 무상증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파멥신은 지난해 102억원, 제테마는 1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레고켐바이오와 오스테오닉은 지난해 각각 125억원, 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전년(2018년)에는 261억원, 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특히 전환사채와 관련된 기업들의 경우 무상증자 발표로 주가가 오르면 여러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전환사채는 일정한 기간 내에 사채권자가 전환권을 행사하면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기업입장에서는 사채권자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부채상환의무가 없어지고 회계상 부채가 자본으로 바뀌게 되면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 기업으로서는 주가가 전환사채가 정한 주식전환 기준가보다 높게 유지되면 여러 이득이 생기는 셈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기업입장에서는 좋겠지만 기존 주주들은 지분이 희석되기에 사실상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