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 일반약과 전문약 18품목 권리 셀트리온에 매각···경영진, 직원에 상황 설명
한국다케다, 퇴직 직원 최대한 지원 밝혀···셀트리온 “계약에 인력 부분 없다”
셀트리온이 최근 다케다로부터 18개 품목 아·태 지역 판권을 인수했다. 이에 한국다케다제약은 해당 품목을 영업하던 70여명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발표하고, 구체적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케다는 최근 한국과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9개 국가가 판매 중인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18개 품목에 대한 특허,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3324억원에 셀트리온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8개 품목에는 화이투벤과 알보칠 등 일반의약품과 네시나, 액토스, 이달비 등 전문의약품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 4분기까지 해당 품목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문제는 셀트리온과 다케다의 게약서에 현재 한국다케다제약에 근무하는 직원들 고용승계에 관한 부분이 빠져 있다는 부분이다. 이에 다케다 직원들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다케다제약 경영진은 직원들을 모아놓고 희망퇴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해당 사업부나 품목 매각은 경영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지만, 한꺼번에 수십여명을 퇴직시킨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다케다제약 프라이머리케어 BU는 6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당뇨병치료제와 심혈관계질환 치료제를 판매해왔다. 또 일반약을 담당하는 컨슈머헬스케어 BU에는 프라이머리케어 BU와 비교해 5~10% 규모의 직원들이 근무한다고 다케다는 밝혔다.
회사 측은 두 개 BU에서 일하는 70여명 직원들이 희망퇴직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다케다에 따르면 이번 매각에 따라 프라이머리케어 BU와 컨슈머헬스케어 BU 조직은 폐지될 예정이다. 그동안 18개 품목 영업 등에 종사해왔던 70여명의 전문 인력이 향후 직장을 잃게 될 가능성이 예고된 것이다.
이같은 업계 지적에 대해 한국다케다제약은 희망퇴직은 확인했지만, 세부적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다케다제약 관계자는 “현재 회사 내부에서 퇴직안을 짜고 있다”면서 “70여명의 직원들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다케다 품목 인수에 3324억원을 투자한 셀트리온 역시 한국다케다제약 인력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계약 내용에 인력 관련 부분은 없다”면서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번에 인수한 제품군을 담당하는 영업사원은 없고 관계사인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영업조직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다케다제약 관계자는 “이번 품목 매각은 다케다 본사와 셀트리온 간에 진행돼 한국지사는 통보만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희망퇴직과 관련해 회사에 알려진 내용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도 모 다국적제약사가 사업부를 정리하고 영업사원 퇴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퇴직 신청을 거부하는 등 분쟁이 일어난 사례가 있었다”라며 “이번 다케다제약 사례를 지켜보는 눈들이 많다는 점을 회사는 잘 알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