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대로 형성된 편의점·중저가 커피 브랜드···“특색 있는 전문점 변화 필요”
스타벅스 “일부 매장 테이블·의자 없앤다 밝혀”···테이크아웃 커피 경쟁 예고
국내 커피 시장은 스타벅스와 중소 커피 전문점으로 양분화 되고 있다. 커피 업계 1위 스타벅스에 블루보틀 등이 중심이 된 ‘스페셜티(고급커피)’ 시장이 열리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편의점과 중저가 브랜드가 가격 전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특색 없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은 커피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은 저가 커피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며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들은 저렴한 가격과 높은 접근성을 통해 전문점이 독점하던 커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작년 GS25와 CU가 나란히 1억잔 판매를 돌파하는 등 총 3억잔 이상을 판매하면서 2016년(7300만잔)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국내 커피 시장의 주도권이 편의점으로 넘어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편의점은 저렴한 가격은 물론 품질도 여타 프랜차이즈 카페와 다를 바 없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골목 상권 곳곳에 편의점이 포진해 있어 멀리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내려 마시기 번거로운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편의점 즉석 도시락과 생활 용품이 높은 인기를 끄는 것과 같은 이유다.
편의점 커피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원하는 시간, 심야 시간대에도 마실 수 있다는 점과 나만의 레시피로 특색 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1020대를 중심으로 편의점 커피로 다양한 레시피를 만들어 SNS에 공유하는 게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높다. 편의점 커피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아메리카노 기준 GS25는 1200~2000원, CU는 1000~1800원, 세븐일레븐은 1200~1800원, 이마트24는 1000~1500원으로 2000원대를 넘지 않는 가격이다. 가격대에 비해 품질이 괜찮다는 평가도 많다.
원두커피 인기로 특수를 노리는 품목도 있다. 바로 얼음이다.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 아이스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얼음컵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캔과 페트병 등 바로 마시는 커피는 편의점에서 2016년 1조3200억원에서 지난해 1조5900억원으로 커졌다. 즉석 원두커피 기기로 내려먹는 편의점 커피 시장도 3000억원 규모고, 절반 이상이 아이스로 판매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카페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겠지만 품질 강화, 다양한 디저트, 접근성 등으로 좋은 평을 얻고 있다”면서 “차별성 있는 다양한 커피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저가 커피 시장 한편엔 중저가 브랜드 빽다방·메가커피 등이 있다. 한 때 커피전문점 창업의 핵심은 ‘스타벅스 옆 상권’이었다. 즉 커피 프랜차이즈점 근처가 아닌 한적한 상권에서 커피 한 잔을 팔아야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게 중저가 브랜드의 경영 원칙이었던 셈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중저가 브랜드를 향한 이면엔 ‘품질’에 대한 의문이 포함돼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엔 중저가 브랜드를 둘러싼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중저가 커피를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메가커피와 빽다방이 그 축에 속한다. 이들은 공간을 제공하는 대신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저렴한 가격의 커피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메가커피와 빽다방은 고가 커피 브랜드 못지않은 품질과 대용량, 100% 프리미엄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골목마다 위치해 소비자들이 길거리를 지나면서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아메리카노 1500원, 아이스아메리카노 2000원으로 구성해 스타벅스 커피 한 잔 4100원의 반값이다.
편의점과 저가 브랜드의 가성비 커피 인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커피전문점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확연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벅스가 앞으로 매장 내 테이블과 의자를 치우고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변화를 준다고 밝히면서, 같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라면 절반 가격인 편의점, 저가 브랜드 커피에 눈길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이미 커피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포화 상태인 만큼, 중저가 브랜드가 편의점과 같은 저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특색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골목 마다 커피 전문점이 있을 정도로 커피 시장은 포화 상태”라면서 “비슷한 가격대 전문점이 늘어나는 만큼, 저렴한 것 외에 또 다른 무언가를 제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