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순위 경쟁사에 밀려…자체 IP 확보도 과제

넷마블 로고 / 이미지 = 넷마블
넷마블 로고 / 이미지 = 넷마블

모바일 명가 넷마블이 최근 부진하다. 게임 빅3 중 유일한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였던 넷마블은 경쟁사의 모바일 시장 진입 후 자리가 위태롭다. 넷마블은 지난 2013년부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사실상 1위를 계속 유지해왔다. 최근에는 이 자리를 경쟁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번갈아 넘본다. 지적재산권(IP) 부족이 넷마블 발목을 잡았단 분석이다. 

넷마블은 지난 2011년 말부터 방준혁 의장이 회사에 복귀한 후 PC온라인게임 위주에서 모바일게임회사로 변신을 꾀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넷마블은 짧은 기간동안 모바일게임 다수를 동시에 개발했고 지난 2013년부터는 국내 1위 모바일게임 회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로 불리는 업체들 가운데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는 넷마블이 유일하다.

특히 지난 2016년 12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은 대성공을 거뒀다. 오픈 첫날 매출만 79억원, 일 최고 매출은 116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매출 1000억원을 단 14일만에 달성했으며 출시 후 한달 누적 매출 206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로서는 모바일게임 최고 매출 기록이다.

이후에도 넷마블은 다양한 모바일게임 출시를 통해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모바일 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

12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살펴보면 넷마블 게임은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이 9위를, ‘리니지2 레볼루션’이 10위를 차지한 데 그쳤다. 신규 게임인 ‘A3 스틸얼라이브’는 11위다. 과거 5위권 내에 다수의 게임이 자리를 차지하던 시절과 비교해 전체적인 순위가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특히 스테디셀러 게임이었던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의 순위 하락도 뼈아픈 상황이다. 모두의 마블은 현재 58위를, 세븐나이츠는 9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7년 6월 출시한 ‘리니지M’으로 모바일 시장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2M’도 매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현재 리니지2M이 매출 1위를, 리니지M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사실상 1위와 2위 모두를 엔씨가 차지한 모양새다. 

모바일시장에서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넥슨도 최근 장기 흥행작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V4’가 장기흥행에 성공했으며 지난 5월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카트라이더 부활을 화려하게 알렸다. V4는 매출 순위 8위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7위를 차지한 상태다.

사실상 넥슨과 엔씨 모두 모바일 전문 개발사인 넷마블을 모바일시장에서 이긴 모습이다. 엔씨와 넥슨의 경우 여전히 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동시에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모바일만 전문으로 하는 넷마블보다는 모바일에 대한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럼에도 넷마블은 경쟁사에 밀렸다.  

자료=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자료=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업계에서는 넷마블의 최근 부진과 관련해 자체 IP 부족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넷마블은 그동안 타사 인기 IP를 활용해 게임을 출시하는 전략을 주로 써 왔다. 당시만 해도 모바일시장에 진출한 대형 게임사가 많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전략이다. 그러나 엔씨 등이 본격적으로 모바일시장에 진출하면서, 유저들은 원작 IP를 보유한 회사의 게임에 더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실제로 리니지2 레볼루션의 매출은 엔씨가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출시한 이후 계속해서 감소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 매출은 지난 2017년 1조812억원에서 2018년 5361억원, 지난해에는 3040억원까지 떨어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기있는 자체 IP 숫자가 부족하다”며 “과거에는 모바일시장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IP 본가가 직접 모바일시장에 뛰어들면서 IP가 중복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넷마블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에 자체 IP 관련 모바일게임을 향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출시한 A3의 경우 넷마블 자체 IP이며, 넷마블 자체 IP ‘스톤에이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 ‘스톤에이지 월드’도 오는 18일 출시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또 하반기 중 자체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여럿 선보일 방침이다.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세븐나이츠2’는 올 3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며 ‘세븐나이츠 레볼루션’도 올 하반기 내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해당 IP들의 경우 경쟁사인 넥슨이나 엔씨의 인기 IP와 비교해 인지도나 인기면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인기 IP를 단숨에 만들기 어려운 만큼, 인기 IP를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점쳐진다. 특히 지난해말 인수한 코웨이가 최근 호실적을 거두고 있어, 다른 게임사 인수자금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마블 내부에서도 IP 확보에 관련해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도 넷마블은 IP 로열티로 상당히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올해 자체 IP 기반 게임들의 흥행 여부가 향후 넷마블의 방향성을 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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