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1구역 등 8000억원 규모 사업장 시공사 선정 앞둬
“서울에서 불 붙은 수주 경쟁, 부산에서 재연될 수도”
올해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대형건설사들의 다음 수주 행선지는 부산이 될 전망이다. 사업비 규모만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굵직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서울에서 벌어졌던 수주 경쟁이 부산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선 강남 알짜 사업지 신반포15차(삼성물산), 신반포 21차(포스코건설), 반포3주구(삼성물산) 등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 지었다. 이달 21일 열리는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전을 마지막으로 서울 대규모 정비사업장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형건설사들은 다음 행선지로 부산 지역의 대규모 정비사업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170여 곳(재건축 64곳, 재개발 105곳)에 달한다. 그 중 해운대구 ‘우동 삼호가든 재건축’과 남구 ‘대연8구역’·‘문현1구역’ 재개발사업 등이 대표적인 대어로 꼽힌다. 공사비 규모가 8000억원에 달하는 사업지가 적지 않은 만큼 대형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부산의 대형 정비사업장 중 가장 빨리 시공사 선정이 이뤄지는 곳은 문현1구역이다. 이곳은 지난 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입찰 마감일은 다음달 13일이다. 이 사업은 부산 남구 문현동 788-1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65층, 7개 동, 2232가구를 짓는 재개발 사업이다. 현재까지 설계안이 확정되지 못한 상황이지만, 초고층 공법이 적용되는 만큼 공사비는 8000억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부산 국제금융센터(BIFC)와 인접한데다 평지, 역세권이라는 입지적 조건을 갖춰 현재 롯데건설, GS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이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연8구역은 부산 남구 대현동 일대 단독주택 밀집지역을 개발하는 대형 사업이다. 공사비 8000억원에 달하는 이곳은 최근 조합설립인가안을 승인 받았다. 2008년 정비구역에 지정된지 12년 만이다. 조합은 이곳에 33층, 33개 동, 354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고 내년께 사업시행인가를 획득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물산을 포함해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밖에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권역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우동 삼호가든은 기존 11개 동, 1076가구를 13개 동, 1476가구 규모로 재건축 하는 사업이다. 우동 1구역은 부산 최고 부촌인 해운대구 우동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재건축 사업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눈독을 들여온 곳이다. 현재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등 건설사들이 물밑 수주전을 진행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서울에선 수익성을 내거나 상징성이 있는 대형 정비사업을 찾기 힘들어졌다”며 “하반기에 국내 수주 성과에 따라 건설사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산뿐 아니라 지방 사업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에 공사비가 8000억원 규모 사업장이 적지 않은 만큼, 당분간 서울에서 불붙은 수주 경쟁이 부산에서 재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