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이달 들어 인버스 상품 대량 순매수
기관은 지수 상승에 수익률 높아지는 레버리지 사모아
증시 숨고르기에 두 투자 주체 희비 주목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내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방향성 매매에 나섰던 기관과 개인의 성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개인은 이달 들어 주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이른바 ‘곱버스’(곱하기+인버스)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주가 상승에 수익률이 올라가는 지수 레버리지 상품을 많이 사들이면서 대결 구도가 형성된 까닭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00선을 향해 달리던 코스피가 미국 증시발 악재에 조정을 받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3월 장중 1439.43을 기록한 이후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면서 이달 8일 장중 2217.21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지수는 더 이상 상승하지 못했고, 특히 이날에는 미국 증시의 6%대 급락 영향에 2200선을 내주는 모습이다.

지수의 조정이 나오면서 인버스 상품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KODEX 200선물 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30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금액이다. 이 ETF는 주가 지수 하락에 2배 연동돼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품이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개인 투자자들의 곱버스 투자는 실패로 끝나는 양상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4월과 5월 가파른 반등장을 거치면서 지수 하락이 다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데다 실물 경기 상황도 좋지 못한 까닭이었다. 

하지만 지수가 계속적으로 상승하면서 2200선을 넘어서자 이들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 실제 KODEX 200선물 인버스2X는 이달 1일 5995원으로 시작해 지난 8일 저점인 4875원까지 18% 하락했다. 12일 기준 5610원까지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지수 하락이 나와야 수익률을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국내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인버스에투자한 상품들의 성과가 좋아지고 있다.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인버스에 투자한 상품들의 성과가 좋아지고 있다.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반대로 지수 상승에 베팅한 기관 투자가들은 상황이 좋지 않아졌다. 기관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지수 상승에 수익률이 높아지는 ‘KODEX 레버리지’ ETF를 327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삼성전자(3955억원) 다음으로 큰 순매수 규모다. 이들은 이뿐만 아니라 코스닥 지수의 상승에 투자하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도 1763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는 기관 순매수 상위 5위에 위치한다. 

다만 아직 국내 증시가 이렇다 할 방향을 잡지 않은 만큼 두 투자 주체의 승패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라는 점과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일각의 평가는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요인으로 분류된다. 반대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고 실물 경기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분은 지수의 하락 요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증시 반등을 이끌어 왔지만 일부는 투기적 매매 등으로 실상 큰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관 역시 3월 증시 급락 이후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면서 투자할 타이밍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서야 부랴부랴 자금을 집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증시의 향후 움직임이 중요해졌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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