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2금융권으로 개인·기업 대출 몰려
저축은행 여신 잔액이 4월 한 달간 1조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급전이 필요한 기업과 개인이 진입장벽이 낮은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상황이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여신 총 잔액은 68조2792억원을 기록했다. 3월 말 대비 1조2134억원 증가했다.
2015년 1월 이후 저축은행 총 여신의 전월 대비 증가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18년 1월과 올해 4월이 유일하다.
올해 4월 저축은행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는 코로나19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 고객들이 시중은행 수신금리 하락으로 저축은행에 자금을 이동시키는 현상도 저축은행 대출이 늘어나는 요인이 됐다.
올해 4월 말 현재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68조1534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416억원 크게 늘었다.
저축은행 여신 총 잔액은 2010년 5월 65조7451억원까지 늘어났다가 2011년 대규모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맞으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탄 바 있다.
2014년에는 30조원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작년 4월에 다시 60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저축은행 여신은 올해 초까지 매월 전달 대비 수천억원씩 증가했고 4월 들어 1조원 증가라는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속도라면 올해 안에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7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예금에 자금이 몰렸다”며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맞추기 위해 개인신용대출을 많이 풀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