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량 많아지고 쾌활해져···쇠사슬 목줄 채우고 달궈진 젓가락으로 지지기도
경남 창녕에서 계부와 친모의 학대를 피해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했던 9세 여아가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했다. 아동쉼터로 옮겨져 보호받게 될 예정이다.
12일 관계당국 등에 따르면, 피해 아동은 지난 11일 경남의 한 병원에서 퇴원해 법원의 임시보호명령에 따라 쉼터로 옮겨졌다. 정식보호명령이 나올 경우 만 18세까지 기관에서 지낼 수 있게 된다.
피해 아동의 얼굴과 몸 곳곳에서 발견된 타박상은 치료가 마무리 됐으며, 향후 쉼터에 머물면서 손·발의 화상치료와 심리치료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병원에 있던 2주 간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불안감이 걷히면서 쾌활해졌으며, 처음 입원했을 때보다 몸무게가 늘었을 정도로 식사량도 늘었다는 게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 측 설명이다.
아동을 학대한 계부와 친모 등은 현재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앞서 법원은 학대아동의 동생들도 정신적 학대가 우려된다며 임시보호명령을 내렸다. 이 같은 법원의 명령이행 과정에서 계부·친모 등이 자해소동을 일으키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이들의 상태가 안정되는 대로 추가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들의 만행도 경찰조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달궈진 프라이팬을 이용해 아이의 오른손에 화상을 입히는 등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자행했다. 화상을 입힌 것은 여러 차례이며 도구도 프라이팬뿐 아니라 젓가락, 글루건 등을 이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평소 피해아동의 목에 쇠사슬을 채운채 생활하게 했으며, 청소·설거지 등을 시킬 때만 이를 풀어줬다. 쇠파이프·효자손 등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아이를 폭행했다. 발견 당시 아이의 손톱이 빠져 있을 정도로 혹독한 학대를 장기간 가했다. 경찰은 밝혀지지 않은 갖은 방법으로 아이를 유린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통해 이들의 범죄사실을 추궁할 계획이다.
한편, 피해아동은 지난달 29일 창녕의 한 도로가에서 발견됐다. 당시 아이는 잠옷 차림이었으나 흙투성이였다. 4층 베란다에서 옥상 난간을 거쳐 옆집 베란다로 이동해 맨발로 탈출했으며, 계부로부터 붙잡힐 것이 우려돼 인근 야산에서 숨어있다 해질녘 도로로 나섰다. 이후 인근 편의점에서 경찰에 신고하면서 잔혹한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