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고용률 낮아
2030세대 ‘코로나 세대’로 인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청년 고용난이 심각해지자 코로나 세대의 특징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금 청년층들은 직업은 물론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대면을 기피하는 감염병으로 인한 취업난 특성 상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30대 취업자 수와 고용률은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극심하게 받고 있다.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20~29세 취업자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13만4000명이나 감소했다. 20대 고용률은 1년 전보다 2.4%포인트 감소한 55.7%에 그쳤다.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저다.
20대의 고용률은 전 연령층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특히 취직을 많이 하는 시기인 25~29세 나이대 고용률 감소폭은 –3.2%포인트로, 21~24세 -1.8%포다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30~39세의 경우에도 취업자 수와 고용률 모두 18만3000명, -1%포인트 줄어들었다.
특히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그냥 ‘쉬었음’을 택한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쉬었음’ 인구는 모든 연령계층에서 증가했지만 특히 20대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전년 대비 10만5000명 늘어난 42만4000명으로 증가율이 32.8%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채용이 미뤄지고 업황 부진으로 일자리를 줄인 탓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그동안 25~29세가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연령층이었지만 봄철 기업 채용과 면접이 연기됐고 그 영향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다”며 “특히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업황이 부진해 청년층 고용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 세대는 IMF 세대에 이어 코로나로 인해 취업난을 겪고 있는 2030세대로 대표되고 있다. 앞서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20~30대였던 1970년대생들이 IMF 세대로 불렸다.
과거 두 번의 큰 경제위기가 있었지만 코로나 세대의 고용률이 더 처참하다. 지난 4월만 놓고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20대 고용률은 54.6%를 기록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8년 4월 20대 고용률 57.9%,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고용률 58.8%보다도 한참 낮은 수준이다.
대면 접촉으로 옮을 수 있는 감염병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여력이 있는 기업들까지 채용문을 걸어 잠갔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채용연기나 중단이 이어졌고 20대 채용이 많은 숙박·음식업 등 대면업종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20대의 구직기회가 대폭 줄어들었다.
코로나 여파가 길어지면서 핵심 취업층인 20~30대들은 자신들을 '코로나 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취업포털 인쿠르트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6일간 20~30대 회원 8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0.4%가 ‘본인을 코로나 세대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1990년대생의 응답률이 94.2%로 평균을 웃돌았다.
응답자들은 코로나 세대로서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취업’(최대 5개 복수선택)을 꼽았다. 취업을 택한 이들은 21.6%였는데 두 번째로 많았던 답변인 ‘실업‧실직’(12.9%)까지 포함하면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감염‧전염’(12.2%), ‘생활비 마련’(12.1%), ‘장래‧진로 고민’(9.8%) 순이었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 세대로서 포기하고 있는 것에 ‘자금 마련(예‧적금)’(15.3%), ‘인간관계’(15.1%), ‘결혼’(14.5%), ‘취업’(13.1%), ‘내 집 마련’(12.0%) 순으로 꼽았다. 돈, 사람, 결혼, 취업, 집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