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CIS·SCM생명과학·엘이티 수요예측 모두 흥행하며 IPO시장 열기 고조
SK바이오팜 수요예측 일정 앞두고 흥행 기대 UP···SK그룹, 현금확보 위해 추가 IPO 움직임
올해 ‘최대어’ SK바이오팜 상장을 앞두고 IPO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들어서 실시한 두 건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고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도 투자금이 몰려들면서 열기가 뜨겁다. IPO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SK바이오팜의 흥행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SK그룹은 SK바이오팜에 이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이를 놓고 SK그룹이 현금 확보를 위해 비상장 계열사를 추가로 상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바이오팜 IPO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다른 SK그룹 계열사의 IPO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 IPO시장 ‘후끈’, SK바이오팜 상장 흥행기대↑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서 실시한 SCM생명과학과 엘이티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모두 1000대1을 넘어서며 희망공모가 최상단으로 각각 공모가가 확정됐다.
17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SCM생명과학은 2~3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032.17대1을 기록하며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1만7000원으로 결정됐다. 8~9일 진행된 일반청약에서도 경쟁률 814.91대1로 흥행에 성공했다. 22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디스플레이 모듈장비 제조업체인 엘이티 역시 수요예측에서 1255.9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인 7800원으로 결정됐다.
SCM생명과학과 엘이티의 IPO 흥행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확대와 증시활황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이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5월22일 상장한 드림CIS(드림씨아이에스) IPO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투자금이 공모주 시장으로 급속히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IPO시장이 뜨거운 열기를 보이면서 17~18일 진행되는 SK바이오팜의 수요예측 및 23~24일 공모흥행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주당 3만6000~4만9000원으로 희망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7048억~9593억원에 이른다. SCM생명과학과 엘이티의 공모규모는 각각 306억원, 171억원에 불과하지만 연이은 흥행으로 SK바이오팜 IPO흥행에 대한 불안심리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SK바이오팜의 일반투자자 대상 유통주식 물량이 적다는 점도 한층 흥행 기대를 높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상장을 통해 전체 발행주식의 25%인 1957만8310주를 시장에 푸는데 이 가운데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인 1174만6986주(15%)는 상장 1개월 후에 유통된다. 우리사주조합 몫으로도 5%가 사전에 배정되기에 상장 직후 바로 유통되는 주식은 전체 주식의 5%(391만5662주)에 불과하다. 여기에 SK바이오팜은 상장 이후 코스피200지수에 조기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되고 있다. 상장 이후 코스피200지수 편입에 따른 기관투자가들의 주식 매수로 추가적인 주가상승 기대도 높은 상황인 셈이다.
SK바이오팜의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희망가 밴드기준 2조8000억~3조8000억원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SK바이오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은 뇌전증 치료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가치는 5조3000억원”이라며 “내년부터 엑스코프리 유럽판매가 이뤄질 경우 추정가치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SK그룹 계열사 연쇄 IPO로 이어지나
SK그룹은 SK바이오팜 상장에 이어 SK이노베이션 100%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증권사에 상장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낸 상태이며 SK바이오팜처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이 유력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2차 전지의 핵심부품인 분리막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서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인 ‘FCW’도 제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630억원, 영업이익은 806억원이다.
SK그룹이 계열사 상장을 연이어 추진하는 배경을 놓고 인수합병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현금확보가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그룹 지주사이자 SK바이오팜의 모회사인 SK는 SK바이오팜 상장시 626만5060주를 구주매출한다. SK는 이를 통해 희망공모가기준 2255억~307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SK는 SK바이오팜 상장 이후에도 지분 75%를 보유하게 된다.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한 추가 지분매각으로 막대한 현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SK그룹이 SK바이오팜,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에 성공하면 SK팜테코, SK건설, SK실트론, SK E&S, SK루브리컨츠, SK매직 등 다른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앞서 SK그룹은 SK루브리컨츠 상장을 추진했으나 철회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은 맞지만 SK바이오팜, SK아이이테크놀로지 외에 추가로 IPO가 확정된 계열사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