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GDP 감소폭 커···전년比 5% 줄어
국민총소득 3만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총생산(GDP)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국내 경제 사정이 이미 악화돼 있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통 경제성장률이 2% 이하면 좋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적 경제 성장률은 더 낮았지만 건설 발주를 당겨서 진행했기에 이를 완화한 것뿐이다. 코로나19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맞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안 좋은 징조는 나타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감소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OECD 35개 회원국(리투아니아 제외)의 지난해 1인당 명목 GDP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3만1681달러로 전체 22위 수준이었다. 이는 전년 3만3340달러 대비 5%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원화 기준 명목 GDP 성장률이 1% 대에 그친 데다 원‧달러 환율이 5.9%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감소폭이 큰 나라는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칠레, 스웨덴(-5.4%) 뿐이었다.
지난해 달러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2115달러로, 2018년 3만3564달러보다 4.3% 줄었다. 금융위기 당시 2009년 -10.4%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코로나19가 들이닥쳐 올해 1분기에 한국 GDP 성장률은 –1.3%를 기록했다. 여기다 원화 가치 절하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 1인당 GNI는 3만 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GNI 3만달러는 선진국으로 보는 조건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은 올해 명목 GDP 성장률을 -1%로 추정하면서 환율까지 연간 5% 정도 절하되면 1인당 GNI가 3만달러를 밑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여태 여러 경제 연구기관들이 내놓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코로나19가 하반기에 어느 정도 잠잠해져서 경기를 다소 회복한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 산발적 집단 감염과 감염 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감염이 늘면서 기존 전망치보다 더 낮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3일 올해 한국 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0.7%에서 –0.3%로 하향 조정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당사는 코로나19 여파가 2분기 중반부터는 진정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한국 경제가 올해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소비 위축과 각국의 경제 활동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1분기에 비해 더 큰 폭의 하락을 보임에 따라 연간 성장률 전망도 마이너스로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정 전망 역시 상반기까지 코로나 여파가 진정되고 하반기부터는 정상적인 경제 활동의 재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제로 작성됐다는 점에서 성장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