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기준 총자본비율 14.72%···전년말 대비 0.54%p 하락
시중은행 보다 국책은행 낙폭 커···기업대출 몰린 영향
금감원 “은행·지주 규제비율 대비 자본여력 있어”

국내은행의 자본비율 현황/자료=금융감독원
국내은행의 자본비율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올해 1분기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인 자본비율이 작년 말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72%로 작년 말보다 0.54%포인트 하락했다.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은행의 건전성과 안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하다는 의미이며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은 10% 이상이다.

대손충당금 및 재평가적립금 등 보완자본을 제외한 기본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기본자본비율은 12.80%로 지난해보다 0.41%포인트 떨어졌다. 보통주자본비율은 12.16%로 같은 기간 0.40%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위험가중자산 증가율(4.7%)이 자본 증가율(총자본 기준 1.0%)을 큰 폭으로 상회하면서 은행들의 자본 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총자본은 연결당기순이익 등으로 2조4000억원이 증가한 반면 기업대출 32조7000억원, 장외파생상품 관련 위험가중자산 16조원, 시장 위험 가중자산 6조6000억원 등 위험가중 자산이 총 73조원 증가하면서 은행의 자본 비율을 떨어뜨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1분기에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자 은행들이 대출에 적극 나서고, 환율 상승으로 장외파생상품 관련 위험가중 자산이 증가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행별로 보면 씨티은행의 총자본비율이 18.44%로 가장 높았고, 부산은행이 16.13%로 뒤를 이었다. 신한(15.54%)·우리(14.77%)·하나(15.62%)·국민(15.01%)·농협(14.80%) 등 대형은행을 포함한 모든 은행이 BIS 기준 규제비율인 10.5%를 웃돌았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총자본비율은 각각 13.33%, 13.73%로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국책은행의 전년말 대비 낙폭은 각각 산업은행이 0.82%포인트, 수출입은행이 0.73%포인트로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대출이 국책은행에 몰린 탓이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14.29%)와 케이뱅크(11.14%)는 각각 0.81%포인트, 0.25%포인트 상승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올해 1분기부터 자본 건전성 규정인 바젤Ⅰ대신 바젤Ⅲ를 적용받으면서 개인신용대출 위험가중치가 100%에서 75%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은행을 자회사로 둔 은행 지주회사의 자본 비율도 하락했다.

은행 지주사의 총자본비율은 13.40%로 전분기 말보다 0.14%포인트 내려갔다. 지주사의 기본자본비율은 11.97%, 보통주자본비율은 10.95%로 각각 0.13%포인트, 0.15%포인트 하락했다. 1분기 중 위험가중자산 증가율(3.7%)이 자본 증가율(총자본 기준 2.7%)을 웃돌면서 자본 비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KB(14.02%)·하나(13.80%)·신한(14.06%)·농협(13.80%) 등 대형 지주사의 총자본비율은 13∼14%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우리(11.79%)·DGB(12.06%)·JB(12.95%)·BNK(12.98%)금융지주는 총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대출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은행·지주회사가 규제비율 대비 자본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바젤Ⅲ 최종안 시행(6월)에 따라 은행의 BIS비율이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