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규제로 약관대출 이자이익 600억원 사라질 판
손보업계, 지난 2년 간 순익 1조7000억원 감소···만성 손해율 원인
생보업계는 신계약률 감소 늪 빠져

보험업계 업황 부진이 올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시사저널e 

보험업계가 저금리·저성장으로 영업력 저하를 겪는 중에 올해는 코로나19에 이어 금융당국의 약관대출 금리인하 요구 등으로 수익이 더 줄 전망이다. 손보업계는 여전히 높은 손해율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고 생보업계는 저축성보험을 줄여야 하는 탓에 신계약률이 떨어지는 등 영업 전선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약관대출 금리 조정에 생보 순익 더 준다

8일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생보업계의 순익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금감원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서민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생보사의 약관대출 금리를 인하하도록 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이미 이번 달부터 약관대출 금리를 낮췄고, 다른 보험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약관대출 금리는 업계 확정형이 평균 6.74%, 연동형이 4.3%이다. 이번 조치로 금리는 0.3~0.6%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업계의 이자 절감액은 6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오던 가산금리 산정 기준에 대해 금감원이 문제를 삼은 것”이라며 “이 외에도 금감원이 보험료 산정과 영업 등에 자주 개입한다는 불만이 업계에 쌓여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보험업계 당기순익은 영업 손실이 확대되며 전년 동기 대비 26.1% 감소한 1조4874억원을 기록했다. 생보사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4% 감소한 7782억원, 손보사는 0.3% 증가한 702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의 순익은 매년 감소했다. 지난해 말 보험사 당기순익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성장·저출산·저금리라는 3중고에 직면하면서 순익이 계속 감소한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영업 위축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업계 당기순익 추이. / 사진=시사저널e
손보업계 당기순익 추이. / 사진=시사저널e

◇손보업계 순익, 지난 2년 간 1조7000억원↓···생보는 8000억원↓ 

최근 2년 간 손보업계의 순익 감소는 생보업계보다 더 심각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지난 2년 간 손보업계의 당기순익은 1조7000억원(25%)나 줄었다. 생보업계는 같은 기간 8000억원(20.5%) 감소했다. 

손보업계의 순익 감소 원인은 고질적인 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에 있다. 올해도 여전히 손해율을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5.9%포인트 상승한 137.2%을 기록했다. 보험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인 셈이다. 높은 손해율로 실손보험은 지난해 2조43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인한 손보사의 손실액은 1조6000억원이었다. 자동자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말 91%를 기록해 전년 대비 5.5%포인트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자동차 운행량이 줄면서 손해율이 다소 낮아졌지만 업계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올해도 높은 자동차 손해율로 인한 순익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생보업계의 순익 규모도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저축성보험이 줄면서 계속 감소하고 있다. IFRS17이 도입되면 업계의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돼 이를 처리하지 않으면 부채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저축성보험을 팔지 못하고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생보업계의 영업력은 계속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말 생보업계의 신계약률은 12.1%로 2015년 대비 5%포인트나 떨어졌다. 신계약률은 보험사가 유치한 전체 보험 계약액 대비 그 해 새로 유치한 계약액의 비율이다. 신계약률이 하락한 것은 그만큼 신규 가입자 유치가 부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적자 보험사가 지난해부터 나타나면서 업계 전체가 올해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며 “위기감이 더 커진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당국의 규제도 심해지고 코로나19도 발생하면서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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