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포르쉐코리아 3433대 판매···작년 1만대 넘긴 볼보·미니·지프와 유사한 판매 추이
911·카이엔 등 신차 효과 톡톡···타이칸·마칸GTS 등으로 탄력 붙을 것
“벤츠·BMW·아우디 등 프리미엄 수입차 고객들 상당수 넘어와”
포르쉐 인기가 심상치 않다. 올해 포르쉐코리아 판매는 전년 대비 50% 가까이 성장했으며, 현 추세를 유지한다면 1만대 클럽 가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포르쉐코리아 판매는 3433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3% 늘어난 수치다. 포르쉐는 지난 1월 99대 판매에 그쳤으나 2월 448대, 3월 831대, 4월 1018대, 5월 1037대 등 계속해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현 추세대로 월 1000대 판매를 유지할 경우 올해 1만대 판매도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1만대를 넘긴 볼보, 미니, 지프의 1~5월 판매량은 각각 4358대, 3804대, 3829대 등으로 올해 포르쉐 판매와 비슷한 수준이다.
포르쉐 인기 비결은 다양한 신차 출시 영향이 크다. 올해 포르쉐는 신형 911, 카이엔 쿠페 등을 출시했다. 911의 경우 2월 ‘카레라S’와 ‘카레라 4S’를 공개했으며, 지난 5월에는 ‘카레라’와 ‘카레라4’ 모델을 선보였다. 이어 연내 ‘마칸 GTS’와 ‘911 타르가 4S 헤리티지 디자인 에디션’, 전기차 ‘타이칸’을 출시할 계획이다.
911 라인업과 카이엔 쿠페는 출시를 기다렸던 고객들이 몰리면서 출고 대기기간이 6개월 이상 걸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지난 4월 카이엔은 426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모델별 판매 9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말 타이칸까지 합류하게 된다면 포르쉐 판매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타이칸은 기존 전기차의 일반적인 400V 대신 800V 전압 시스템을 최초 적용해 5분 충전으로 최대 100㎞까지 주행 가능하다. 최적의 조건에서 최대 270㎾ 고출력으로 22분 30초 내에 배터리 잔량 5%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타이칸 터보S의 경우 최고출력 761마력으로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2.8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412km이며 최고 속도는 260km/h다.
최근 테슬라를 필두로 고급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슈퍼카 브랜드인 포르쉐 전기차 판매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인기 요인은 기존 프리미엄 수입차 고객들을 흡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은 벤츠·BMW·아우디 등이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자리 잡으며 성장했으나, 최근 들어 독일3사보다 상위 등급의 브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포르쉐가 고가 브랜드인만큼, 신규 고객보다는 기존 프리미엄 수입차를 타던 고객들이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기존 벤츠·BMW 고객들이 새로 차를 바꾸면서 포르쉐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포르쉐에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1억원대 이상 수입차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1억원 이상 승용차 판매는 1만1602대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판매의 14% 수준이다.
가격대별로는 1억~1억5000만원대 차가 8257대, 1억5000만원 이상이 3345대다. 작년과 비교하면 각각 55.6%, 45.7% 늘어난 셈이다.
초고가 브랜드 람보르기니의 경우 올해 1~5월 115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 2018년 람보르기니 전체 판매가 11대인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지난해 람보르기니는 173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16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람보르기니 판매는 200대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초고가 브랜드인 벤틀리는 올해 78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마세라티(336대)와 롤스로이스(59대)는 각각 전년 대비 27.6%, 16.9% 줄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자동차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인하 폭이 변경되면서 고가 수입차에 유리해졌다. 오는 7월부터 개소세는 3.5%로 상반기(1.5%)보다 늘어나지만 소비세 감면 한도였던 100만원 기준이 폐지되며 고액 차량들이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게 됐다.
가령 공장도가 1억원인 차의 경우 상반기에는 개소세가 400만원인데 하반기엔 350만원으로 50만원 줄어들게 된다. 차 가격이 올라갈수록 개소세 혜택이 더 커지기 때문에 고가 수입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리하다.
변수는 물량 확보다. 포르쉐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월 말부터 6주간 공장가동을 중단했으며 지난 5월 4일부터 가동을 재개했다. 포르쉐는 주문 이후 생산하기 때문에, 코로나 기간 밀려있는 주문량을 해결하기 전까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보통 주문 이후 제품을 받기까지 3개월에서 6개월이 걸린다”며 “코로나19로 장기간 생산이 멈췄기 때문에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