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정비사업 6곳 수주 ‘10대 건설사 중 최다’···건설업계 ‘맏형’ 이미지 굳혀
대림산업 ‘아크로’, 청약 대란으로 홍보효과 톡톡···고급 아파트 이미지 각인
GS건설, ‘자이 텃밭’ 반포서 수주 실패···브랜드파워 여전히 막강

시공사 선정을 진행 중인 한남3구역. 정부가 26일 한남3구역 입찰에 참가한 대림산업, 현대건설, GS건설에 대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 3사가 한남3구역 수주전을 앞두고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수주·분양에서 성과를 보여주며 이미지를 올리고 있는 반면 GS건설은 ‘자이 텃밭’인 반포에서 수주에 실패하고, 브랜드 영향력도 후퇴하며 체면을 구겼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이 최근 시공사 선정 총회 일정을 다음달 21일로 확정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예정 공사비만 1조8880억원에 달하는 사업으로, 역대 재개발 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한남3구역 수주전은 현재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 3파전으로 벌어지고 있다. 수주 결과에 따라 3사의 올 한 해 수주실적 결과뿐 아니라 기업 브랜드 경쟁력도 크게 달라지는 만큼 신공사 선정 총회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조합원들도 각 사의 행보에 하나하나 관심을 가지며 시공사 ‘옥석가리기’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3사는 외부 변수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정비사업장 6곳에서 잇따라 수주를 따내며 건설업계 ‘맏형’ 이미지를 굳혔고, 대림산업은 서울숲 아크로포레스트의 ‘청약 대란’으로 홍보효과는 물론 고급 주거 아파트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GS건설은 최근 ‘자이 텃밭’으로 불리는 반포에서 포스코건설에 밀려 체면을 구겼지만, ‘자이’라는 막강한 브랜드파워로 한남3구역에서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사의 각 사정들이 한남3구역 수주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건설, 정비사업 6곳서 잇단 수주···10대 건설사 중 최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굵직한 정비사업장에서 잇따라 시공권을 따내며 건설업계 ‘맏형’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현대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제기4구역’ 재개발(1589억원) ▲서울 신용산북측2구역 재개발(3037억원) ▲부산 범천 1-1구역 재개발(4160억원) ▲대전 대흥동 1구역 재개발(853억원) ▲장위11-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402억) ▲원주 원동나래구역 재개발(2089억) 등 6곳에서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는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사업장이다. 누적 수주액도 일찌감치 1조원을 돌파했다.

또 현대건설은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아파트 브랜드 평판 조사 등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브랜드 평판은 인지도·선호도·브랜드가치·구매희망 브랜드 등을 분석한 결과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는 14개월 연속 1위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가 발표한 ‘2019 아파트 브랜드파워 설문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높은 선호도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남3구역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남3구역에 사업비 대여 항목에서 사업촉진비 5000억원을 포함해 2조원 이상을 대여하기로 했다. 이는 대림산업(1조6000억원), GS건설(1조5000억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해당 비용이 클수록 조합의 부담이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수주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림산업, 서울숲 아크로포레스트 ‘청약 대란’으로 홍보효과 톡톡···고급 아파트 이미지 굳혀

대림산업은 최근 예상치 못한 ‘청약 대란’으로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다. 지난 20일 진행된 ‘서울숲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무순위 청약 3가구 모집에 무려 26만명이 몰리며 예비청약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당첨만 되면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어제(29일) 열린 추첨 방송에는 7만명 넘는 시청자가 몰렸고, 당첨자를 발표한 아크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

업계에선 이번 청약 대란의 최대 수혜자로 대림산업을 꼽는다. 자사 홈페이지 청약을 통해 최소 26만명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아울러 해당 단지들의 분양가가 17억4100만원(전용 97㎡)·30억4200만원(159㎡)·37억5800만원(198㎡)이었다는 점에서 대림산업의 브랜드 ‘아크로’가 고급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를 제대로 굳히는 계기가 됐다. 미계약분 해소보다 더 큰 홍보효과를 얻은 셈이다. 이번 청약 대란으로 대림산업은 한남3주구 조합원들에게 ‘대림산업’은 물론 ‘아크로’의 이름을 강력하게 각인시킨 모습이다. 대림산업이 한남주구에 제안한 아파트 브랜드명은 ‘아크로 한남 카운티’다.

◇GS건설, ‘자이 텃밭’서 수주 실패 변수···브랜드파워, 여전히 막강

GS건설은 최근 ‘자이 텃밭’이라 불리는 반포에서의 수주 실패가 변수로 떠올랐다. 어제(29일) 열린 신반포21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GS건설은 참여 조합원 107명 중 64명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포스코건설에 시공권을 뺏겼다. 이는 반포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GS건설이 쉽게 수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을 뒤집은 결과였다.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은 각각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위, 6위를 기록해 순위는 엇비슷하지만 반포에서의 브랜드 파워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신반포21차 주변에는 GS건설이 2017년 시공권을 따낸 ‘한신4지구’(3685가구)와 반포 랜드마크로 불리는 ‘반포자이’(3400가구), 2018년에 준공한 ‘신반포자이’(607가구) 등이 있다. GS건설은 신반포21차를 수주해 반포 일대를 자이 브랜드 타운으로 만들겠다던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주에 실패로 굴욕을 당하면서, 이미지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와 인지도 측면에서 밀리는 포스코건설에 시공권을 뺏기며 그동안 브랜드파워를 앞세운 GS건설의 수주 전략도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자이의 브랜드파워가 여전히 막강한 만큼 신반포21차 수주 결과 여파가 한남3구역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봐야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이는 최근 3년간 아파트 브랜드 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114와 한국리서치가 함께 실시한 ‘2019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 결과 자이는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아파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와 ‘브랜드 선호도’ 모두 자이가 꼽혔다. GS건설은 이 같은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지난 한남하이츠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현대건설과 치열한 접전 끝에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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