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초대형IB는 실적 충격
“중소형사 파생상품 관련 포지션 적었던 게 전화위복”
12월 결산법인의 1분기 분기보고서 제출기한을 맞은 가운데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도 지난해 대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 2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55.56% 증가한 것이다. 매출(영업수익)은 5131억원으로 143.64% 늘었고 당기 순이익은 1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15% 늘었다.
유진투자증권 측은 “주식거래 활성화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했고 채권 분야 전반에 걸쳐 호실적을 달성했다"며 "투자은행(IB) 분야 등에서도 고른 성과를 냈다”라고 밝혔다.
자기자본이 1조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인 현대차증권과 한양증권 등도 올해 1분기 실적 성장에 성공했다. 현대차증권은 앞선 지난달 23일 공시를 통해 전년 동기(204억원) 대비 20.7% 증가한 2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 늘었다.
한양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으로 13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국내 초대형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낸 것과는 비교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1913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익 역시 1338억원의 적자를 냈다. KB증권 역시 1분기 영업손실 208억원, 순손실 147억원을 봤다. 다른 초대형IB인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역시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초대형IB와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차이는 파생상품 운용에서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지난 3월 파생상품에서 증권사 손실이 많이 발생했다. 특히 파생상품을 자체 헤지하는 증권사들의 손실이 컸다”며 “중소형증권사는 파생상품 포지션이 작고 자체 헤지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