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어리즘 공식 깨기 위한 국내 토종 브랜드도 냉감 소재 의류 내놓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평균 25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연일 이어지면서 패션업계에 ‘냉감 소재’ 바람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19 여파로 봄 특수를 놓친 패션업계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냉감 의류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냉감소재 분야에서 단연 주목받는 업체는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는 ‘여름=에어리즘(AIRism)’ 공식을 만들어 낼 만큼 냉감소재 분야에선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유니클로는 여름을 앞두고 기능성과 착용감을 강화한 ‘2020 에어리즘 컬렉션’을 선보인다. 에어리즘은 피부에 자극을 주는 습기와 열기를 방출해 하루 종일 쾌적함을 선사한다. 이 같은 기능성은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은 물론 실내에만 있는 시간이 길어질 때도 착용감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 접촉 냉감 기능으로 통기성이 좋아 시원한 감촉을 선사하며,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건조시켜 꾸준히 인기를 끄는 상품 중 하나다.

이번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은 기능성과 착용감을 강화한 신상품 라인업이다. 반팔 티셔츠와 같은 다양한 이너웨어를 출시해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올해 유니클로는 에어리즘을 일반 티셔츠나 홈웨어로 착용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에어리즘 라인업을 확장하며 이너웨어를 넘어 데일리 웨어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다. 한 때 기능성 내의 시장을 잠식하고 “없어서 못 살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 유니클로는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틈을 파고든 국내 패션업계의 공세와 최근 신종 코로나19 사태로 냉감소재 분야에서 선두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유니클로 약세를 틈 탄 토종SPA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영향이 사그라들지 않고 장기화됨에 따라 스파오, 탑텐 등 토종 SPA 브랜드들은 냉감 속옷 발주 물량을 대폭 늘리며 유니클로에 대항할 채비를 마치고 있다.

우선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본격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3월 말 업그레이드된 냉감 속옷 ‘쿨테크’를 출시했다. 작년 16개 스타일이던 것을 올해 21개로 확장했다. 또 3D 패턴 설계를 통해 인체 구조에 맞게 설계해 활동성을 높였다. 생활 중에 발생되는 땀을 빠르게 흡수, 건조하는 기능 역시 자체 개발한 냉감 원석을 적용했다.

특히 지난해 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0% 신장함에 따라 올해는 1차 발주량을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렸다. 향후 소비자 수요에 맞춰 추가 발주도 준비하고 있다.

신성통상의 탑텐 역시 ‘쿨에어’ 발주 물량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유니클로의 히트텍 대체품인 ‘온에어’로 인기를 끌었던 탑텐이 올 여름에 쿨에어 기획 수량을 지난해 보다 1145% 늘린 것이다.

쿨에어 출시 이후 탑텐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15% 성장했다. 특히 남성용 제품의 경우 반팔제품이 44%를 차지했고, 여성용 제품은 캐미솔(얇은 끈나시) 제품이 40% 비중을 차지하며 판매량을 견인했다.

이처럼 업계에선 냉감 의류에 거는 기대가 크다. 코로나19로 봄 특수가 실종되면서 지지부진한 성적을 받은 패션업계가 냉감 의류 소재로 회복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여름 실적이 중요해졌다”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되고 코로나19도 주춤해진 것에 더해 더워진 날씨로 여름 옷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이번 냉감 소재 의류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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