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점포 올해 1분기 3000여개···전년 대비 9% 감소
손보·은행보다 점포 감소율 약 10배↑
“대면 영업 대신 온라인 상품 판매 주력”
저성장·시장포화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직면한 생명보험사들이 점포 축소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생보업계의 점포는 매년 수백 개씩 사라지고 있다. 점포 감소율로 보면 손해보험업계와 은행업계보다 10배가량 높다. 올해 생보업계의 점포 감소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생보사 순이익이 약 1조원 감소한 가운데 올해 코로나19 변수까지 터져 버티기에 나선 생보사들이 점포를 더 줄인다는 분석이다.
6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명보험사의 점포는 올해 1월말 기준으로 총 3017개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3318개)보다 9.1% 감소했다. 생보사 점포는 매년 빠르게 줄고 있다. 작년 1월 생보사 점포는 전년 대비 4.8% 감소해 감소율은 올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생보업계 점포는 2016년 1월 3844개에서 2017년 1월 3760개, 2018년 1월 3488개, 2019년 1월 3318개를 기록하는 등 매년 감소 규모가 커졌다.
회사별로 미래에셋생명의 점포가 올해 1월 들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개 줄었고 이어 ABL생명(43개 감소), 한화생명(37개 감소), 신한생명(37개 감소), DGB생명(33개 감소) 순으로 감소 규모가 컸다.
생보업계 점포 축소는 손보업계와 은행업계와 비교해 빠르게 진행되는 중이다. 국내 11개 손보사의 점포는 지난해 말 2739개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점포도 같은 기간에 1.0% 주는 데 불과했다.
생보업계 점포 감소 추이로 보면 올해 생보사 점포 수는 3000개 밑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특히 생보사 순익이 코로나19 사태로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보험사마다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해 점포를 줄인다는 분석이다.
작년 생보사의 총 당기순이익은 3조11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185억원(22.8%) 감소한 바 있다. 보험영업손실이 7820억원 발생해 순익 감소 규모를 키웠다. 같은 기간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전년 대비 0.13%포인트, 1.68%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생보사들은 대면 영업력이 계속 준다는 판단 하에 최근 들어 온라인 보험 판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보사의 온라인 채널 초회보험료는 총 174억1100만원으로 2015년(75억5500만원) 대비 130.5% 증가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후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사 영업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고객 상담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각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온라인 보험 판매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보험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생보업계의 전속설계사도 감소했다. 지난해 말 24개 생보사의 전속설계사는 총 7만9012명으로 전년보다 2386명(3%) 감소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업계 전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덩치를 줄여서라도 실적 감소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새 회계기준(IFRS17)에 맞추느라 저축성 보험도 줄면서 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