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일반약·전문약·헬스케어 부문 안정적 성장···올해 5000억원 클럽 예상
영진약품, 일시 부진했던 대일본 수출 작년 정상화···유나이티드제약과의 실적 경쟁 결과 주목
동국제약과 영진약품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두 자릿수 비율로 성장해 눈길을 끈다. 동국제약의 경우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헬스케어 부문의 안정적 성장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진약품은 한때 부진을 겪었던 대일본 수출에서 회복세를 보인 것이 중요 요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실적이 포함된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제약사 중 상당수 업체의 매출이 전년보다 늘어났다. 하지만 매출 성장률은 대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각 제약사가 매출 신장을 도모했지만 정부 정책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며 한 자릿수 성장에 만족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동국제약과 영진약품은 2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선 동국제약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822억8000만원이다. 지난 2018년 4008억700만원 매출과 비교하면 성장률은 20.33%로 집계된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6년 3097억여원 매출을 달성하며 3000억원 클럽에 입성한 후 2017년 3548억여원을 거쳐 2018년 다시 4000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5000억원 클럽 입성이 유력하다. 동국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 성장률도 24.44%에 이른다.
이 같은 동국제약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는 일반약과 전문약,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등 헬스케어 부문이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약에서는 인사돌과 마데카솔, 센시아, 판시딜, 훼라민Q 등 각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제품군이 눈에 띈다. 실제 동국제약이 지난 2017년 출시한 먹는 치질약 ‘치센’은 지난해 치질약 시장 점유율과 소비자 인지도에서 1위를 달성했다. 동국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무기력감 개선제 ‘마인트롤’에도 기대를 걸고 최근 TV-CF를 온에어했다. 이 제품은 무기력감과 불안, 우울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를 나타낸다.
전문약에서는 관절염 치료제인 히야론과 항암제 로렐린, 필러인 벨라스트, 마취제인 포폴 등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대표적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보유하고 있는 헬스케어 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첫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
영진약품의 경우 지난 2018년 1864억900만원에 이어 지난해 2205억16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연매출 200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성장률은 18.3%다. 역시 연결재무제표 기준이다. 영진약품의 2018년 매출액은 2017년에 비해 4.41%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영진약품이 2018년의 부진을 떨치고 지난해 18%가 넘는 고성장률을 나타낸 것은 수출, 특히 대일본 수출이 정상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진은 지난 2018년 일본의 주요 거래처 ‘사와이’사의 재고 조정으로 인해 수출 실적이 감소한 바 있다. 영진약품 전체 매출의 30%가 수출에 의한 것이고, 그중 90%가 넘는 절대 물량이 일본에 수출되기 때문에 수출은 영진약품 경영실적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연간 800억원대의 수출 물량을 기록하고 있는데, 지난 2018년은 580억원대로 일부 부진을 보였다”라며 “지난해 다시 817억여원 규모의 물량을 수출해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2018년에는 ‘사와이’사의 재고 조정으로 수출 실적이 부진했지만, 2019년에는 수출이 본궤도에 올랐고 국내 매출은 대부분 그대로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영진약품이 2000억원 클럽에 가입함에 따라 그동안 매출 실적이 유사했던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의 일전이 올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지난 2017년 유나이티드제약은 1970억여원, 영진약품은 1950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어느 업체가 먼저 연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지가 관심을 끌었다. 이듬해인 2018년 영진약품은 1864억900만원 매출을 달성하며 실패했고, 유나이티드제약은 2119억3600만원을 기록하며 클럽에 들어갔다.
반면 지난해 유나이티드제약은 2213억11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4.4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종합하면 지난 2017년 연매출 2000억원을 눈앞에 뒀던 영진약품과 유나이티드제약의 매출 성장률 대결에서는 2018년 유나이티드제약이 앞섰고, 지난해에는 영진약품이 우월했다. 2019년의 매출 차이를 보면 유나이티드제약이 영진약품보다 7억9500만원 많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집계된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꾸준한 실적 성장이 돋보이는 동국제약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 사업 등에 투자한 결과가 예상되고, 영진약품은 대일본 수출 정상화 외에도 COPD 신약후보물질(YPL-001) 미국 2b상 IND 신청이라는 호재가 올해 있어 앞으로도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