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성장 이어가던 백화점 명품, 지난 주말 감소세로 전환
해외 명품업계도 매출 타격 불가피···올해 매출 줄어들듯
백화점 매출을 견인했던 명품도 코로나19 앞에서 무너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들어 휴점한 사례가 급증해 영업에 타격이 가해진데다 전체 내점객까지 크게 줄어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명품은 입고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계획해서 구매하는 경향이 있어 외부 환경에 따른 매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 명품 매장은 인구 밀도가 낮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간 유일한 곳으로 꼽히기도 했다.
◇백화점 빅3, 지난 주말 매출 소폭 하락
27일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 따르면, 2월1~23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반면, 해외 명품은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지난 주말인 22~23일에는 명품도 코로나19 악재를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지난 22~23일 소공동 본점을 휴점해 2월 전체 매출은 집계할 수 없었다. 지난 17~25일까지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7%, 명품 3.4%이었다. 반면 지난 22~23일 기준 명품은 2.2%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의 2월1~23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줄었지만, 명품 매출은 10.5% 신장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인 22~23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5%, 명품은 –19.1%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2월1~23일 전체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1.7% 감소했고, 명품 매출은 9.3% 상승한 반면 지난 22~23일에는 전체 매출 –15.3%, 명품 매출 –1.2%로 하락했다.
이처럼 백화점 매출의 효자노릇을 했던 명품 매출마저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업계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2월 초만해도 주요 백화점에는 마스크를 끼고 매장 앞에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로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선 이들의 발길도 줄었다.
직장인 이현주(28)씨는 “명품은 온라인보다 직접 가서 사는 품목이긴 한데, 코로나19 때문에 백화점 방문하기가 꺼려지는 건 사실”이라며 “며칠 전 백화점 방문했을 때 보니까 실제 명품관 고객들이 줄어든 듯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관 매출은 항상 양호한 수준을 보여왔다”며 “다만 코로나19 때문인지 이로 인한 휴업 영향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저번 주말 명품 매출은 소폭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말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명품 매출 전망은 ‘암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명품 브랜드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그동안 명품 구매 큰손으로 불렸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에 소비된 돈은 3050억달러(한화 약 362조1975억원)인데, 그 중 40%가 중국인 고객에게서 나왔다. 중국인 매출 성장은 80%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패션 시즌이 시작됐음에도 패션쇼가 취소돼 향후 전망도 좋지만은 않다.
전체 판매량 중 40%가 중국 소비자에게 의해 발생하는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몇 달 전 홍콩에서 발생한 시위와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다. 작년 4분기 판매량은 50% 감소했다. 중국 내 버버리 매장의 3분의1은 문을 닫았고, 남아있는 매장도 방문객이 80% 줄었다.
지미추, 마이클 코어스, 베르사체 등을 소유하고 있는 카프리(Capri)는 2020년 1분기에 1억달러(약 1187억원)가량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중국 본토에 있는 매장 225개 중 150곳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코치, 케이트 스페이드 등을 소유한 태피스트리(Tapestry) 또한 중국 본토 내 매장 대부분을 폐쇄되면서 올해 매출은 2억5000만달러(약 3046억7500만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