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앞세워 증권 사업 본격 나서
테크핀 증권업 진출로 판매채널 확대···경쟁도 심화될 듯
판매 보수 인하 등 긍정적 효과 기대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증권을 앞세워 증권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가운데 판매사와 운용사의 기울어진 운동장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그동안 판매사에 치우친 힘 탓에 일부 과도한 판매 보수 책정과 같은 문제가 제기됐는데, 카카오페이증권이 판매채널 간의 경쟁을 촉발할 경우 이같은 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은 카카오페이는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바꿔 본격적으로 증권·투자 사업에 진출한다.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은 테크핀(TechFin·IT 기반 금융서비스) 기업 중에서는 처음이어서 증권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권업의 다양한 영역 중에서도 리테일 부문에서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통해 리테일 부문의 사업을 우선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인 까닭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2019년 기준 누적가입자수 3000만명, 월간이용자수(MAU) 2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거래대금은 12조9000억원을 넘어선다. 이를 토대로 증권·투자 서비스를 본격 시작할 경우 파급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투자산업 내 힘의 변화를 기대하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시장 경쟁을 촉발하게 되면 앞서 진행된 증권사들의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과 같은 긍정적인 변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투자상품 판매사와 자산운용사의 힘의 차이에서 발생한 부작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동안 자산운용업계 내에서는 힘의 차이로 인해 판매사들의 과도한 판매보수 책정 등의 문제가 제기돼 왔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입장에선 판매 채널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일부 판매사들은 이를 이용해 판매 보수를 과도하게 책정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운용보수 보다 높은 판매보수를 제시한 경우도 있었다”며 “각종 수수료와 보수가 높아질 경우 운용사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그만큼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문제로 지적돼 왔다”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증권을 시작으로 테크핀 플랫폼을 통한 투자상품 판매 채널이 확대될 경우 이같은 부작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그동안에는 다른 증권사의 상품을 가져와서 파는 형태였지만 이번 증권업 인가로 직접 상품을 가져와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펀드 판매 대중화와 비대면을 강조한 만큼 판매 보수도 기존 판매사 대비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테크핀 업체들의 증권업 진입이 계속되면 더 좋은 투자 상품을 가져오려는 경쟁이 발생해 판매사와 운용사의 힘의 균형이 맞춰지는 상황도 전개될 수 있다.  

다만 테크핀의 증권업 진출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테크핀을 투자자들이 어느정도 신뢰하고 이용할 지도 아직 확신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데다 테크핀 기업 역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사업체여서 판매보수 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증권을 앞세워 증권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가운데 판매사와 운용사의 기울어진 운동장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 그래픽=셔터스톡.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증권을 앞세워 증권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가운데 판매사와 운용사의 기울어진 운동장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 그래픽=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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