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에 인기…해외에서도 주목

이미지=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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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의미하는 숏폼 콘텐츠가 주류로 떠올랐다. 숏폼 콘텐츠는 과거 인기 드라마나 영화를 짧게 나눠 소개하는 형식으로 시작했다. 최근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전용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는 1인 미디어가 편집한 단편 영상과 장편 영상을 짧게 압축한 영상 등 만든 사람과 영상의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긴 동영상 압축에서 벗어나 숏폼 시장만을 겨냥한 전용 고품질 영상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숏폼 콘텐츠의 경우, 기존 장편 동영상을 짧게 편집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숏폼 동영상 한 편에 기승전결의 스토리텔링을 갖춰 제작한 고품질 오리지널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오는 4월 출범할 예정인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 ‘퀴비(Quibi)’가 있다. 퀴비는 ‘빨리 베어무는 한 입(Quick Bites)’이라는 의미다. 10분 안팎의 짧은 콘텐츠만 다룬다. 쿼비는 드림웍스 창업자 제프리 카젠버그와 멕 휘트먼 HPE 전 CEO가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기예르모 델 토로 등 할리우드 유명 감독들을 영입했으며, 한 에피소드당 10분 이내로 구성된 고품질 동영상을 1년 안에 8500편 이상 만들 계획이다. 퀴비가 현재까지 투자받은 자금은 누적 10억 달러(약 1조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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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 휘트먼 퀴비 CEO / 사진=연합뉴스

중국 숏폼 콘텐츠 시장도 나날이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의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숏폼 동영상 시장은 2018년 기준 17억 달러(2조원) 규모였지만 올해에는 45억 달러(5조29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iQiyi)’의 경우, 2018년부터 세로 화면 형식의 숏폼 오리지널 웹드라마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유튜브 공식 채널을 개설하고 숏폼 드라마를 선보인 ‘72초TV’가 유명하다. ‘72초TV’는 숏폼 형식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거의 없던 국내 시장에 선발주자로 뛰어들었다. 특히 5분 안팎의 드라마 등을 선보이며 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나영석 PD가 tvN에서 숏폼 형식을 도입한 예능 프로그램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선보이기도 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스포츠·과학·미술·여행·요리·공장 등 각기 다른 소재의 6개 숏폼 코너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나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방송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TV만 보던 시대는 애초에 지났다”며 “‘신서유기’를 만들다 보니까 클립으로만 시청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10분 보고 다른 걸 보는 패턴이면 그것에 맞춰 보여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콘텐츠 전문 기업 카카오M을 통해 디지털 숏폼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는 카카오가 올해 중 모바일 방송 플랫폼 ‘톡tv’를 카카오톡에 탑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톡tv’는 20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를 주력으로 실시간 방송, 모바일 드라마 등을 서비스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1시간 가까이 계속되는 영상을 보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며 “과거에는 시청자들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편집해 유튜브 등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방송사들이 직접 짧게 편집해 올리고 있다. 짧은 동영상에 대한 선호도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민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최근에는 드라마도 전부 다 잘라서 핫 클립만 따로 담당하는 외주 제작이 크게 늘어난 추세”라며 “숏폼 전략의 경우, 광고를 자주 삽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사들에게도 유리한 전략이다. 향후 숏폼 콘텐츠를 유튜브나 소셜 네트워크로 공유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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