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일시적인 네트워크 오류 탓”
“잔액이 부족합니다.”
지난달 크리스마스에 지갑 없이 삼성페이가 지원되는 스마트폰만 들고 외출에 나선 A씨는 당황스런 일을 겪어야 했다. 후불 교통카드를 삼성페이에 등록해 사용하고 있었는데 삼성페이로 지하철 게이트를 통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페이 후불 교통카드는 자동으로 한도가 복원되기 때문에 그동안 잔액을 걱정할 일은 없었다. 다시 한번 카드를 찍었지만 “잔액이 부족하다”는 메시지만 반복됐다.
삼성페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았던 A씨는 현금도, 신용카드도 없었다. 역무원도 삼성페이 오류에 대한 대처 방법을 몰랐고, 공휴일이라 고객센터도 연결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삼성페이 앱에 들어가서 잔액이 몇 백원 남아 있는 것을 보고 한도 복원을 눌렀지만 ‘일시적으로 캐시비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나중에 다시 시도해 주세요’라는 메시지만 떴다.
지난해 10월께부터 삼성전자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로 교통카드를 사용할 때 해당 오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페이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지갑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삼성페이 앱 교통카드 오류가 발생하면 이용자들이 겪는 불편이 커지게 된다.
삼성페이에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자동으로 한도가 복원돼 자유롭게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오류 탓에 자동으로 결제금액이 빠져 나가지 않았을 때 이런 오류가 발생했다.
캐시비 고객센터 상담원은 “후불형 자동 충전 서비스는 새벽 시간대인 오전 0~4시에 카드사로 승인을 요청해 한도 복원이 이뤄지는데 지역 내 통신망이나 온라인 상태가 원활하지 않으면 오류가 발생한다”며 “A씨의 경우 지난해 12월10일 한도 복원된 3만원으로 이용하다가 마지막으로 지난해 12월24일 쓰고 450원이 남은 상태에서 한도 복원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페이를 사용할 때는 비상사태가 생길 수도 있으니 카드 한 장은 꼭 지참하고 다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같은 오류 현상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고 상담원은 전했다. 그렇다 보니 오류에 대한 해결책도 매뉴얼처럼 읊었다.
상담원은 음성과 함께 문자메시지로 복구 방법을 안내했다. 우선 ▲앱 장터에서 모바일캐시비 3.0 앱을 설치한 후 ▲메인 화면까지 접속한 후 ▲휴대전화 전원을 재부팅하고 ▲삼성페이의 교통카드 영역에 접속해 후불 서비스를 재등록하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삼성페이 공지사항에는 이런 복구 관련 내용이 표시돼 있지 않다. 후불 교통카드 자동 한도 복원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연체, 한도 초과, 분실, 장기 미사용 등으로 신용카드에 문제가 생겼거나 체크카드로 후불 교통카드를 등록하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A씨와 같은 오류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타 교통카드 사용 시 중복 오류, 단말기 변경 시 교통카드 등록 오류, 유심 변경 시 잔액 환불 방법 등에 대한 안내만 있었을 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보면 삼성페이 후불 교통카드 오류에 대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캐시비, 티머니 고객센터 상담원도 해당 문제에 대해서 숙지하고 있고 방법도 능숙하게 알려줄 수 있을 정도였다.
국내 삼성페이 이용자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삼성페이 이용에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가 겪는 불편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원인을 일일이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일시적인 네트워크 오류가 원인인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후불 교통카드 서비스를 등록하면 새벽 시간대에 자동으로 한도가 복원돼 쓰는 구조인데 간혹 일시적인 네트워크 오류가 일어나기도 한다”면서 “삼성페이나 교통카드 서비스 쪽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