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M 출시 통해 모바일 한계 극복
높은 사양, 흥행 걸림돌 될 가능성 커…최적화 관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사진=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리니지M’으로 모바일게임 흥행신화를 쓴 데 이어 후속작 ‘리니지2M’을 선보인다.  엔씨는 최근 ‘리니지2M’을 오는 4분기 출시한다고 밝혔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리니지2M 기자간담회에서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하며 흥행을 자신했다.

엔씨는 과거 ‘리니지’ 출시를 시작으로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PC 온라인 RPG를 전문적으로 개발해 온 게임사다. 특히 리니지의 경우 전무후무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국내 온라인 RPG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리니지가 게임업계에 미친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게임 속 분쟁이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쳐 ‘현피’(현실과 Player Kill의 합성어)라 불리는 폭력 사건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엔씨는 지난 2017년 리니지 모바일게임인 ‘리니지M’ 출시를 통해 다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리니지2M이 리니지M의 흥행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바일 대응 늦었던 엔씨, 리니지M으로 모바일 체질 변환 성공

엔씨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한 발짝 늦게 진출하면서 점유율 순위 하락을 겪은 바 있다. 지난 2015년 엔씨는 게임시장이 모바일 위주로 재편되면서 전년도 매출 기준 3위였던 넷마블게임즈에게 2위의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나게 되는 수모를 겪게 된다. 넥슨과 넷마블은 엔씨보다 한 발짝 앞서 모바일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넷마블의 경우, 온라인게임을 버리고 완전한 모바일게임업체로 재탄생하게 된다. 넥슨 역시 지난 2014년부터 모바일게임을 꾸준히 출시하며, 모바일게임의 비중을 점차 높여 왔다. 이에 반해 엔씨는 모바일게임에 크게 집중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의 경우, 리니지 등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PC 온라인게임이 존재하다 보니 모바일로의 전환이 늦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후 엔씨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2016년 12월 출시한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시작으로 2017년 상반기 ‘파이널블레이드’ ‘프로야구 H2’ 등 다수의 모바일게임을 선보였다. 

특히 2017년 6월 출시한 ‘리니지M’은 전례 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모바일시장에서 엔씨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리니지M은 출시 이틀 만에 국내 양대 모바일 앱 마켓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M은 출시 첫날부터 1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출시 열흘 만에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리니지M 누적 매출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는 게임 빅3 가운데 모바일 대응이 가장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리니지M이 메가히트를 기록하면서 오히려 지금은 모바일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엔씨가 모바일 대응에 실패해 향후 위기를 맞을 것이란 말들이 나왔다”며 “엔씨는 리니지M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버렸다”고 설명했다.

◇리니지2M, 각종 신기술 적용…모바일 한계 극복

엔씨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리니지2M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2M을 직접 소개하며 “단언컨대 앞으로 몇 년 동안 기술적으로 리니지2M을 따라올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이번 게임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또 “16년 전 리니지2가 세상에 나와 모두를 놀라게 했던 과감한 도전정신과 기술적 진보를 리니지2M을 통해 모바일에서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리니지2M에는 여러 신기술이 적용됐다. 먼저 모바일 최고 수준의 4K UHD급 그래픽이 탑재됐다. 4K 그래픽의 경우 PC 게임 기준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현존하는 모바일 기기 중에서 4K UHD급 화면을 지원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앞으로 나올 모바일 기기 및 PC와의 연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2M 대표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리니지2M 대표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엔씨는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차세대 플랫폼 ‘퍼플(PURPLE)’도 함께 공개했다. 퍼플은 리니지2M 출시에 맞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엔씨의 발표에 따르면 리니지2M은 모바일게임이자 동시에 PC게임인 셈이다. 지금도 많은 유저가 컨트롤 편의를 위해 모바일게임을 PC에서 플레이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모바일게임의 경우, PC게임에 비해 그래픽 수준이 낮다 보니, 큰 화면의 PC에서는 화질 수준이 상당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리니지2M의 경우, 4K UHD급 그래픽을 통해 이러한 불편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엔씨는 모바일게임 최초로 게임 캐릭터들이 실제 부딪치는 것 같은 ‘물리적인 충돌’도 구현했다. 기존 모바일게임 속 캐릭터들은 위치가 비슷하면 그래픽이 그대로 겹쳐졌다. 여기에 게임의 몰입을 방해하는 로딩마저 없앴다. 존과 채널의 구분과 이동에 따른 로딩 지연 등을 제거한 것이다.

리니지2M은 또 하나의 월드에서 1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것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기술적으로, 물리적으로 이전엔 없었던 가장 거대한 세상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리니지2M, 리니지M 성공 이어갈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이번 엔씨의 리니지2M 발표와 관련해 ‘엔씨가 이를 갈고 나왔다’라는 표현을 썼다. 최근 캐시카우인 리니지M의 매출이 점차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씨는 올 상반기 매출 7696억원, 영업이익20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각각 15.6%, 42.5% 감소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오는 4분기 리니지2M이 출시될 경우, 모바일시장 매출 순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리니지M이 원작의 향수를 그대로 재현한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리니지2M은 각종 신기술을 통해 모바일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너무 높은 사양은 흥행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고급 그래픽을 내세웠던 일부 게임의 경우, 저사양 스마트폰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엔씨는 이와 관련해 낮은 사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최적화가 얼마나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여기에 리니지2 IP를 활용해 먼저 출시됐던 ‘리니지2 레볼루션’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은 지난 2016년 12월 출시 이후 지금도 매출 5위권 내에 포진하고 있을 만큼 장기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리니지2 레볼루션에 많은 비용을 들인 유저 입장에서는 새로운 리니지2 IP 모바일게임이 나온다고 해서 쉽게 이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리니지M의 경우, 같은 IP를 활용한 게임이 없었지만 리니지2M은 시작부터 강력한 경쟁자가 포진하고 있는 셈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2M의 흥행 여부는 최적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게임은 끊기지 않은 환경 속에서 재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높은 그래픽을 적용하고 각종 신기술을 도입해도 제대로 최적화가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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