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태국 언론 서면 인터뷰에서 “평화에 의미 있는 계기”
일본에겐 “대화의 장 나오면 기꺼이 손 잡겠다” 제안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길 바란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그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에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태국 유력 영문 일간지 <방콕포스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아세안과의 대화 관계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11월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할 것을 제의해 주셨고 여러 정상들이 지지해 주셨다”며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 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진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에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같은 달 방콕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언급하며 “동아시아 국가들과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협력할 수 있을지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에서 핵 대신 경제발전을 택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한이 핵을 버리고 모두와 함께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김 위원장 초청 문제는 북미 간 대화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며, 아세안 국가들과도 관련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제를 달아 수위를 조절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와 연계해 한국에 부당하게 취한 경제적 보복 조치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경제 외적인 이유로 서로의 경제에 해를 끼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정부는 대화를 통해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며 “나는 일본이 언제라도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고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일본이 대화와 외교적 협의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한국과 일본 모두의 가까운 친구이자 협력 파트너인 아세안이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한다”며 “동아시아 미래 세대들이 협력을 통한 번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일본과 한국이 함께 책임을 다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