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잔액, 지난 1년동안 14.68% 감소···6개 은행 평균 대비 18% 수준
최근 혁신기업 성장 지원에 힘을 쏟고 있는 NH농협은행이 기술금융 대출 부문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올 들어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에 발맞춰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스타트업에 성장 단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NH 디지털 플러스’ 1기를 모집했으며 2월에는 아주IB투자·크레비스 파트너스 등과 함께 ‘혁신스타트업 육성투자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출범하며 2015년에 설립된 ‘NH핀테크혁신센터’를 확대·이전했다. NH 디지털 챌린지에 선정된 33개사는 디지털혁신캠퍼스에 입주해 농협금융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고 초기 운영자금도 지원받는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역시 디지털혁신캠퍼스에 별도의 집무실을 만들고 주 1회씩 출근하며 핀테크 기업 지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24일에는 기술보증기금과 ‘기술창업활성화 및 혁신성장기업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농협은행이 총 50억원을 출연하고 기술보증기금은 이를 재원으로 10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서를 발급한다. 추가로 오는 27일 창업·벤처기업과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에 대출 한도와 금리를 우대하는 ‘NH한금우대론’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과는 달리 ‘기술신용대출’ 부문에서는 오히려 실적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자체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후 이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혁신기업 성장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4일 시중은행장들과 첫 면담을 실시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담보가 부족하더라도 성장성과 기술을 보고 대출을 좀 더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기술신용대출을 강조한 바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농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조676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월(5조4810억원)에 비해 14.68%나 감소한 수치다. 6대 시중은행(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 NH농협, IBK기업) 중 유일하게 지난 1년 동안 실적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이 33.49%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기업은행이 28.17%로 그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은 각각 26.62%, 26.11%, 15.61%를 기록했다.
증가율뿐만 아니라 대출 규모 면에서도 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 농협은행의 기술금융대출 잔액은 6개 은행의 평균 잔액인 26조777억원의 17.93%에 불과하다. 농협은행 다음으로 규모가 작은 하나은행의 잔액도 20조4613억원으로 농협은행의 4배에 달한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농협은행 측 관계자는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기술금융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은 수치 비교가 무의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 개선하는 과정에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