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디스플레이, 차량 인포테인먼트 중심 사업 강화···LG이노텍, C-V2X 통신모듈·차량용 카메라 모듈 사업 박차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LG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전장부품 사업이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시장 후발로 진입해 투자비용과 출혈경쟁의 부담이 컸던 LG그룹 전장 사업이 점차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전망이다. LG전자는 물론,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부품 계열사 역시 고수익 전장부품 개발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 2분기 LG전자 VS사업부는 15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3년 가까이 적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VS사업본부의 매출 규모는 2015년 1조8300억원 규모서 지난해 4조2900억원대로 확대됐으나, 출범 이후 2015년 4분기를 제외하고 적자를 지속 중이다. 다만 증권가는 올 2분기엔 전년 동기 영업손실(약 330억원) 보다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 역시 전장부품 사업에서 올 2분기 영업적자 약 20억원을 기록하면서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전년 동기 영업손실액 17억원 규모에선 손실 규모를 줄일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전장사업이 3년 전보다 수익성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까진 투자 비용에 대한 결실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LG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장 사업을 낙점, 매출 규모를 키워갔지만 뚜렷한 수익성을 확보하진 못했다. LG전자의 경우 주력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시장 후발로 진입하면서 GM, 르노, 폴크스바겐, 현대차 등 고객사의 2차, 3차 벤더로 진입했다. 계열화를 이룬 여타 부품공급사와 달리, 다양한 고객사 수요에 대응해야 하다 보니 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둔화됐다. 

다만 증권가는 내년부터는 LG그룹의 전장 사업 수익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그간 저가 수주, 출혈 경쟁 등의 압박으로 인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으나, 점차 공급사로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찾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차량 전동화, 자율주행 기술 도입 되면서 차량용 전장부품 시장이 확대되는 점도 주목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시장 특성상 부품사는 프로모션부터 실제 발주까지 3년여간 걸린다"며 "안정적인 수익처로 자리잡는 동안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부터 전장사업을 시작한 LG이노텍은 시장 강세를 보이는 광학솔루션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용 카메라 모듈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LG이노텍의 차량용 카메라 모듈은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개발하고 전장사업부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부서 간 협업은 물론 수주전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을 앞당길 통신모듈 사업을 중심으로 시장 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해 말 퀄컴의 9150 C-V2X 칩셋을 기반으로 업계 최초 LTE C-V2X 모듈 개발에 성공했으며, 내년 중반 출시를 목표로 차기 LTE C-V2X 통신모듈도 개발 중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GM, 폴크스바겐, BMW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이 하이엔드 차량은 향후 5G C-V2X 모듈을 탑재하고, 중저가급 차량은 LTE C-V2X 모듈을 적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차량용 통신 모듈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차량 전동화 추세에 맞춰 첨단 인포테인먼트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자동차의 클러스터와 AVN을 통합하는 디지털 콕핏이 대세로 자리잡으며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사업도 탄력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LG전자는 업계서 유일하게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고급형 AI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을 중심으로 중소형 OLED 패널 사업의 부진을 털어낼 방침이다. 올 하반기부터 해외 고객사를 중심으로 OLED 패널을 공급한다. 차량용 OLED 패널의 경우 높은 설계와 공정이 까다로운 반면 고수익 제품으로 공급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608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6.5%을 기록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그간 LCD 패널을 주로 채용했던 완성차 업계서 하이엔드 모델을 중심으로 OLED 패널 수요가 커지는 까닭이다.

박 연구원은 “LG그룹 전반적으로 IT, 전자 제품에 대한 사업 경험이 강점이 될 것”이라면서 “차량용 하이엔드 제품 중심 사업 방향성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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