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전자, 올 1분기 가전 부문 영업익 양호 전망
TV·에어컨 등 고급화 전략···고부가 제품으로 실적 개선
불황에도 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가전업계 양대업체인 삼성‧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실적을 개선하고 고부가 시장 확대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가전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5일 LG전자는 잠정영업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 14조9159억원, 영업익 89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했으나, 어닝쇼크를 기록한 직전 분기 영업익(757억원) 대비 10배 넘게 성장한 실적이다.
사업 부문별 영업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생활가전 부문이 호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올 1분기 생활 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 부문이 5000억~600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 환경 가전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그니처’ 브랜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앞세워 실적 상승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 시그니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시그니처 브랜드를 통한 가전 제품의 고급화 전략이 2016년 이후 H&A 부문 실적 성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시그니처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LG전자 생활가전 제품의 전반적인 인지도 개선과 판매량 증가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전자는 프리미엄 사업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달 공개한 ‘LG 시그니처 에어컨’을 오는 5월부터 판매한다. 이 제품은 냉난방, 공기청정, 제습, 가습 등 5가지 기능을 모두 지원하며, 가격대는 1000만원을 호가할 전망이다. LG전자가 브랜드 고급화를 추진하는 만큼 향후 시그니처 제품군에 식기세척기, 오븐 등 제품이 추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TV 시장에선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글로벌 TV 시장에서 고부가 제품으로 판매 활로를 뚫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전체 OLED TV 시장에서 60%이상 점유율을 가져가는 판매 확대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역시 올 1분기 가전 부문에서 무난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잠점영업 실적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가량 급감한 6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제품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업황 악재를 면치 못한 탓이다.
그러나 업계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소비자가전(CE)부문에선 영업이익 3000억~4000억원대 실적을 기록, 전년 동기 영업익 2800억원 수준은 상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사업 실적이 크게 흔들린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성적이란 평가다.
업계는 공기청정기, 의류청정기 등 환경가전 호재와 함께 고가 제품이 수익성 개선에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TV 부문에서 QLED TV를 앞세워 대형 TV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75인치 이상 초대형 IV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1분기 42.3%, 2017년 1분기 46.2%, 지난해 1분기 58.8%로,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로는 8K급 초고화질 TV, 마이크로 LED TV 등 혁신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실제로 국내 가전 유통시장에서도 대형 TV, 에어컨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최근 이마트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TV 매출을 분석한 결과 65인치 이상 대형 TV 매출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2년 전 진열 제품 중 40%에 그쳤던 65인치 대형 TV와 올레드‧QLED TV는 올해 70% 수준까지 증가했다. 지난 2016년 40인치대 TV 매출 비중이 가장 컸던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대형 TV 시장 외연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컨 역시 공기청정기 기능이 추가된 제품의 매출 비중에 올 들어 70%까지 증가했다. 2년 전 22%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공기청정기의 경우 100만원 이상 고가 제품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100만원 이상 공기청정기는 매출 11%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매출 비중이 22.6%로 2배 이상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