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잠정 매출, 영업익 전년 比 14%, 62%↓
DS 영업익 '반토막', DP 적자전환 영향
"2분기, D램 가격 하락세 이어져···실적 저점 예상"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삼성전자가 1분기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의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번 분기 '어닝쇼크'를 두고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 불균형 현상이 당초 전망했던 것과 비교해 더 심각했다는 의미다. 증권가는 2분기 역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하반기나 돼야 반도체 가격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기 전까지 시장 컨센서스는 매월 하락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영업익 컨센서스는 12조3154억원이었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올초 1월 9조4937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2월 8조3868억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다가 지난달 말 삼성전자가 자율공시를 통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증권사들은 일제히 영업익을 6조5000억원대로 낮춰 잡았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컨센서스가 계속 하향된 이유는 예상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사업 부진까지 겹치면서 1분기 실적 전망이 지속 낮춰 잡혔다”면서 "낸드 플래시가 적자가 난다면 경쟁사들 모두 적자가 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전략에 대해선 아직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발표한 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1%, 60.4% 급감한 수치다. 바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도 매출은 12.3%, 영업이익은 42.6% 감소한 영업 실적치다.

낙폭이 커진 실적치를 두고 전문가들은 의존도가 높았던 메모리 반도체 부진이 양날의 검으로 돌아왔다고 해석했다. 전사 부문 영업익 중 60%를 차지했던 D램 가격이 급락한 탓이다. 실제로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고정거래가격(8Gb DDR4 기준)은 올해 1월 6달러에서 2월 5.13달러, 3월 4.56달러로 매달 10% 가량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128Gb MLC 기준)도 이달 4.11달러로, 전월 보다 2.6% 하락했다. 낸드의 경우 사실상 손익분기점(BEP)에 다다를 정도로 수익률이 악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는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익이 4조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반도체 부문 영업익(11조55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이번 분기에 적자전환 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올해 디스플레이 부문이 영업적자로 전환, 5000억~6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중소형 OLED 사업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 S10의 호조세를 누리고 있지만 고가 제품으로 수익성은 높지 않아 올 1분기 영업익 2조2500억원을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올 2분기 업황도 밝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53조7688억원, 6조6532억원이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 1분기 잠정영업 실적보다 소폭 높은 수치다. 주요 먹거리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올 2분기에도 안정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월인 현재 D램의 가파른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현재 재고수준이 유지되면서 공급과잉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구매처들을 중심으로 구매 지연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하반기에 업황 개선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세는 지속되지만, 수급 불균형은 점차 안정되면서 가격 하락 폭이 완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부터 출하량이 늘고 재고가 감소하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은 다소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IT 제품의 계절적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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