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있지만 임대료·집값 상승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 “서두르지 말고 신중히 접근해야”

‘광화문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광화문 광장이 열린 공간으로 바뀌게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룬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등 주변 부동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진=셔터스톡
‘광화문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광화문 광장이 열린 공간으로 바뀌게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룬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등 주변 부동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진=셔터스톡

‘광화문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광화문 광장이 열린 공간으로 바뀌게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룬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등 주변 부동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신설 비용, 교통 혼잡 등 과제도 산적해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를 골자로 한 광화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새로운 광화문 광장은 지금보다 약 3배 넓어지고 지하에는 동대문에서 광화문까지 이어지는 지하보행로 등이 만들어 진다. 아울러 광화문 광장에는 GTX-A 노선의 광화문복합역사 신설도 추진된다. 총 1040억원이 투입되며 서울시가 669억원, 문화재청이 371억원을 분담한다.

하지만 해결해야할 문제가 적지 않아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먼저 광화문 광장이 주변지역의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광화문 광장이 관광명소가 될 경우 땅값이 올라가는 등 주변 부동산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GTX-A 역사 신설로 인해 교통 접근성이 향상되면 생활여건도 함께 개선돼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의 한 공인중개사는 “경기가 어려워 매수문의가 많아지거나 급매물을 거둬들이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광화문 광장 호재가 기대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 몇 건을 집주인들로부터 받긴 했다”며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장기적으로 시세 상승 등 주택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표적으로 덕수궁 롯데캐슬, 경희궁자이, 스페이스본 등의 아파트가 혜택을 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을 보고 업계에서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 규제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앞서 집값 불안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시장에 조금이라도 불안한 현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추가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임대료 상승으로 자영업자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상권 활성화가 기대되지만 주변 임대료가 상승한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광화문 지하 공간에 상가가 들어서면 지상에 있는 상가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임차인과 상인들의 부담을 줄이는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GTX역 신설 비용과 교통 혼잡 문제 등은 시가 해결해야할 문제로 남아 있다. 국토부는 신설 비용과 운영손실에 대해 시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시는 협의하겠다는 입장이어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교통 체증에 대해서는 찻길 축소에 따른 교통 수요 관리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업계는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상징거리의 좋은 측면만 보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 부작용 등을 철저히 분석해서 접근해야 한다”며 “예컨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대책을 모색하거나 교통량 및 통행량을 파악한 후 도로를 축소하는 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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