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 판매량 46%↑…일본차 시장 점유율 18%로 3%p↑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일본차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서 질주했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판매 중단 여파로 독일차가 3.9% 판매 감소를 겪는 사이 일본차가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20% 수준으로 높였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상품군이 탄탄한 토요타와 렉서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디젤게이트 이후 구매 수요가 경유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옮겨간 덕이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일본차 신규등록 대수는 3만9968대로 1년 전보다 25.4% 증가했다.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일본차는 하이브리드·가솔린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5.5%에서 3.3%포인트 상승한 18.8%로 올렸다. 일본차가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18%선으로 회복한 것은 2011년 이후 6년 만이다.

하이브리드차 상품군이 탄탄한 토요타와 렉서스 판매 성장이 일본차 약진을 이끌었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올해 각각 20% 넘게 판매량을 늘리고,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이 없는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3·4위 자리를 꿰찼다. 토요타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만660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5% 성장했다. 토요타는 올해 역대 최다 판매 실적 경신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처음 1만대 판매를 넘어선 렉서스는 지난 11월까지 1만1294대를 국내 수입차 시장에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증가한 판매량이다. 렉서스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 내놓은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는 수입차 대표 세단으로 인기를 끌었고, RX33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관심을 받으면서 월 1000대 수준 판매고를 올렸다.

혼다와 닛산 역시 판매 상승곡선을 그렸다. 혼다는 상반기에만 어코드 하이브리드, CR-V, 시빅까지 3개 차종을 출시, 지난 5~6월에는 월별 판매량 순위서 3위 업체에 올랐다. 지난 11월까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2% 증가한 9733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인피니티는 2454대를 판매하며 19.4% 감소했다. 볼륨 모델인 Q50 디젤이 판매 정지된 탓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일본차 판매 성장을 이끄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면서 "토요타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와 달리 닛산이 내놓은 고급차 브랜드 인피니티는 경유차를 주력 모델로 내세웠다가 올해 판매 감소를 겪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렉서스는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서 강세를 보인 하이브리드차만 총 7종을 국내에 수입·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선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하며 하이브리드 시장을 키워온 일본차가 검증된 기술력과 다양한 하이브리드 상품군을 통해 시장 확대 효과를 온전히 누렸다고 분석한다.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은 2만644대가 판매되며 46.4%나 증가했고, 가솔린 차량은 32.4% 증가한 9만908대를 기록했다. 반면 디젤차는 10만885대가 판매돼 17.4% 줄었다.

한편 일본차는 내년 엔저 현상 호재로 수입차 시장 내 가격 경쟁력 우위를 이어갈 전망이다. 일본이 아베노믹스의 주축인 금융완화·재정지출 확대 등 돈 풀기 정책을 계속하면서 일어난 엔저 현상은 국내 출시된 일본차의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강화하게 된다. 실제로 전세계 시장에서 한국차는 가격경쟁력이 줄어들고, 일본차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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