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조사로 원인 추정 불가능”…정부, 국과수 부검 결과 등 나오면 추가 역학조사 진행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이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보건당국은 신생아 집단사망 사고가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병원장은 17일 오후 2시 병원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4명의 아기와 유가족, 예기치 않은 전원 조치로 불편과 고통을 겪고 계신 보호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에서는 11층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전날 오후 9시 31분부터 오후 10시 53분까지 응급조치를 받다가 순차적으로 사망했다.
병원 측은 신생아 4명이 연달아 사망하는 사고 자체가 국내 의료계에서는 처음이고, 아직 역학조사 결과 등이 나오지 않아 자체적으로 원인 추정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 원장은 “현재 보건소·경찰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원인 파악 및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매우 이례적인 불행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이른 시일 내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 근무자 및 유족들을 상대로 1차 조사를 마친 상태다. 또 사인을 밝히기 위해 오는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신생아들의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의 경위를 밝히는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천구 보건소와 서울시 역학조사반,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국과수 부검 결과 등이 나오는 대로 추가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홍정익 질본 위기대응총괄과 과장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고 발생 이후 관련 내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각종 조사결과를 면밀하게 지켜본 후 감염병 등과 연관이 있으면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은 영안실로 옮겨진 숨진 4명의 환아를 제외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12명 가운데 4명은 퇴원시켰다. 나머지 8명은 강남성심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 등 4개 병원으로 나눠 이송된 상태다. 환아들이 있던 중환자실은 현재 출입이 통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