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에 필요한 GPU 비용 아끼려 클라우드 이용…은행권도 속속 가상계좌 중단 발표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비트코인 광풍의 피해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튀고 있다. 클라우드 업계는 물론, 기존 은행들도 역풍을 맞고 있다. 이들이 피해를 입는 이유와 비트코인의 파급력에 대해 알아본다.

Q 비트코인 때문에 클라우드업계가 피해를 입는다는데 왜죠?
A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그래픽카드(GPU)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GPU 가격은 만만치 않습니다. 성능이 뛰어날수록, 더 많은 컴퓨터를 가동할수록 많은 가상화폐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가격적인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채굴자들이 편법으로 클라우드를 이용하면서 클라우드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Q 비트코인 채굴이 뭐죠?

A 광산에서 광부가 금, 은 등 광물을 캐는 것을 채굴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비트코인을 직접 캔다는 것이 아니라, 빗대는 개념입니다. 비트코인을 얻으려면 컴퓨터를 활용해 복잡한 연산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그 문제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합니다. 이런 컴퓨터를 활용해서 비트코인을 얻는 것을 비트코인 채굴이라고 하고, 이런 컴퓨터들이 잔뜩 모인 곳을 채굴장이라고 해요. 가끔 과열로 화재가 발생하기 때문에 환풍기, 냉방 시설이 필수죠.

Q 클라우드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가능한거죠?
A 클라우드는 서버 등 전산 장비를 원격으로 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 서버를 활용하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일종의 변칙으로 보고 있어요.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하면 클라우드 서버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에요. 클라우드업계가 무료 사용권을 주는데, 채굴자들이 무료 기간이나 무료 사용 용량만 이용하고 그만두고 가는 경우가 많죠.

Q 제재는 없었나요?
A 지난 14일 NHN엔터테인먼트 '토스트 클라우드'는 다음달 사용 약관에 가상화폐 채굴 금지조항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 열기가 과열되면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세우는 것이죠. 채굴자들이 단기간 서버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서비스 사용으로 보기 힘들다는 겁니다. 네이버도 지난 10월 말 서비스 약관을 개정해 판촉용 무료 이용권이나 무료 서버로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Q 해외 상황은 어떤가요?
A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의 기업용 계정을 해킹해 가상화폐 채굴에 이용한 해커들이 발각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Q 다른 피해는 없나요?
A 은행권도 많이 바빠졌습니다. 소비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면서 위험성이 커졌죠.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13일 산업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이 가상계좌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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