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타디움·경기장 증발, 올림픽 특수 노린 주요 관광지 정보도 태부족…中 관광객 유치 '엇박자'

평창올림픽플라자 위치가 표기된 네이버 지도(왼쪽)과 누락된 바이두 지도. / 사진=네이버 지도·바이두 지도 캡처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가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국을 찾을 중국 관광객에게 올림픽 주요 시설은 물론, 인근 주요 관광지 정보도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조건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현지 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정부의 청사진에 찬물을 끼얹는 엇박자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14일 시사저널e 취재 결과, 중국 최대 검색포털 바이두의 지도서비스 ​바이두지도(百度地圖)​에는 평창올림픽플라자의 위치가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두 지도는 중국인 10명 중 7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올림픽은 개·폐막식과 함께 가장 중요한 시합이 열리는 ​주경기장​ 없이 치러진다. 대신 ‘평창올림픽플라자’가 첫 테이프를 끊는 개막식과 대단원을 장식하는 폐막식이 열리는​ 메인스타디움이다. 바이두 지도에는 평창올림픽플라자 뿐만 아니라, 올림픽 주요 경기가 열리는 12곳의 경기장 중 어느 한 곳도 표기돼 있지 않다. 

 

다중디엔핑 사이트에서 (왼쪽부터)강릉시·속초시·평창군 여행정보를 검색한 결과. / 사진=다중디엔핑 사이트 캡처

 

 

중국 내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 기업 ‘다중디엔핑’ 사이트에서 개최지 평창을 비롯해 강릉, 정선, 경포대 등 강원지역 주요 숙박시설과 음식점을 검색해도 제한된 정보 만이 제공된다.

실제로 강릉시를 검색하면 서울 여의도와 명동, 홍대에 있는 음식점들이 노출된다. 속초시의 경우도 명동과 남대문시장의 식당 정보 만이 제공된다. 강릉과 속초 모두 숙박 정보는 아예 검색되지 않는다. 개최지인 평창군은 한화리조트와 몇 군데 펜션 등 숙박시설 외에는 나머지 정보는 전무하다.

다중디엔핑과 바이두지도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정부부처나 지방자치단체,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간단한 소정의 신청 절차만 거치면 된다. 양사가 각 국별로 지정한 공식 대행사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면 등록해 준다.  

 

평창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 행사가 진행될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올림픽플라자. / 사진=뉴스1


중국 현지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다수 중국인 관광객은 모바일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국 여행정보를 사전에 확인한다”며 ​‘싼커(중국인 개별 관광객)’라고 불리는 중국인 개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이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개막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지금까지 대다수 중국인 관광객이 사용 중인 여행정보 서비스와 지도 서비스에 개최지 정보조차 등록되지 않고 있는 점은 비난을 피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올림픽 성공은 곧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역을 찾느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흥행은 물론, 강원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중국인 관광객의 지속적 유치는 풀어내야 할 숙제다.

이에 대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조직위에서 적극적으로 평창을 알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국가의 모든 지도를 살펴볼 순 없다. 특히 중국 내 지도에 서울, 부산이 아닌 강원도 지역이 어떻게 등록돼 있는 지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조직위 내 담당산업 부서에게 알린 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평창올림픽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체육협력관 관계자 역시 ​바로 조치하겠다”며 “강원도 평창, 강릉 등이 소도시라서 누락된 것 같은데 (중국 바이두 등)을 확인해 본 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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