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생보 보강" 피력…신한은 손보·증권사 인수 '눈독'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뉴스1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펼치는 리딩금융그룹 경쟁이 갈수록 더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리딩금융 회복을 놓고 총력전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신한금융도 이에 맞서 새로운 사업 확장에 나서며 수익 강화에 나서 두 금융지주의 리딩금융그룹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리딩뱅크를 표방한 KB금융과 신한금융간 경합이 치열해는 가운데 인수 합병(M&A) 시장에서 격돌할 조짐이다. 부족한 비은행부문 수익 포트폴리오를 채워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먼저 KB금융은 윤 회장 연임이 확정되면서 금융사 인수합병 방법으로 생명보험 사업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연임을 확정지으며 2기 경영 구상으로 "생명보험 쪽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 부분을 보강하려는 바람이 있다"며 "보험 부분을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보완할 기회를 갖고 가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말대로 KB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33억원, 자산규모는 9조710억원으로 25개 생보사 중 17위에 머물고 있어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KB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하며 몸짓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2년 ING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고 시장 평균을 넘는 실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어 가치 평가는 이미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도 증권, 손해보험 부문 금융사를 사들일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조용병 회장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협의체가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과 손해보험 업종에서 적절한 매물을 찾아 몸집 불리기에 나서기 위해서다.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3분기 말 자기자본은 3조2000억 원에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2% 급증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3조·4조·8조 원에 따라 단계별로 업무 영역을 확대해 주고 있어 신한금융의 증권부문 확대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손보 인수도 신한의 검토 사안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카드사, 생보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손보사만 없기 때문이다. 이미 KB금융이 2분기에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KB손해보험 실적연결 효과와 염가 매수차익 인식(KB손해보험 1210억 원), 일부 거액 충당금 환입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특수채권 회수 등 650억 원) 등의 효과를 톡톡히 누려 신한금융을 자극하고 있다.

은행 영업에선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의 누적 3분기 당기순이익 실적은 KB국민은행에 뒤진 상태다. KB국민은행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41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1%(676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9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지만 국민은행에는 뒤졌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올해 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금융사 매물 찾기와 영업수익 강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글로벌 진출에선 KB금융보다 비교우위에 있어 글로벌 시장 수익력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디지털부문도 경쟁력을 업그레이하기 위해 조용병 회장이 직접 발로 뛰며 아마존 주요 임원간 실무적 논의를 할 만큼 디지털 강화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3분기까지 KB금융 실적이 신한을 앞섰다고 하나 큰 차이는 아니다"라며 "수익 규모가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이에 두 금융지주마다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사업에 인수합병과 같은 빅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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