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생산라인 가동 중단·배터리 방전 등 품질 논란, 겹악재 만난 ‘코나’…티볼리와 판매 격차 미미해 선두 뺏길 수도
쌍용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에 시장 선두 탈환의 기회가 찾아왔다. 현대차 소형 SUV 코나에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올 7월 출시된 코나는 한 달 만에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를 밀어내고 1위에 올라섰는데, 현재 노사 갈등으로 인해 생산이 중단되며 내홍을 겪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일부 차량에 배터리 방전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어 티볼리와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27~28일 이틀 연속으로 울산 1공장 파업을 실시했다. 코나가 생산되는 11라인은 물론, 엑센트가 생산되는12라인도 가동을 멈췄다.
현대차는 코나 물량 확대를 위해 노조와 코나 12라인 투입 여부를 놓고 지난 10월부터 협의해왔다. 그러나 노조가 코나 12라인 투입 전 공장 내 창문설치 등을 내세우며 노사 간 갈등이 불거졌고, 노사는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노조가 28일 파업을 풀긴 했지만, 노사가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향후 파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코나 생산 차질이 티볼리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나가 티볼리를 누르고 소형 SUV 시장 1위에 올라섰지만, 두 차량의 판매 실적은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코나는 7월 출시와 함께 3145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소형 SUV 시장 2위에 올라섰다. 이후 한 달 만인 8월 4230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 4187대 팔린 티볼리를 43대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두 차량의 양보 없는 접전은 9월과 10월에도 계속 됐다. 코나는 9월과 10월에 5386대, 3819대 판매고를 기록해 5097대, 3710대 팔린 티볼리에 각각 289대, 109대 앞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나와 티볼리는 지금까지 서로의 소비자를 빼앗는 간섭효과를 보이진 않고 있다”면서도 “두 차량이 지금 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주도권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코나는 티볼리와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생산 중단뿐 아니라, 배터리 조기 방전이라는 겹악재도 직면했다. 일부 자동차동호회를 중심으로 하루나 이틀 정도 코나를 세워두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주장이 불거졌고, 전력계통에 문제가 있어 시동이 꺼진 후에도 전류가 샌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기 품질 논란이 차량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나 생산 차질이 곧바로 물량 수급 문제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출시 초기부터 크고 작은 품질 논란에 휘말리면 판매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나는 배터리 방전 문제 전에도 유리창에 줄무늬가 생기는 현상이 발견된 만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