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와치 등 차량 내부 첨단기술 눈길…단일 트림 판매 가격은 5790만원

혼다 미니밴 5세대 오딧세이. / 사진 = 혼다코리아

미니밴을 요약하면 ‘멈춤’이다. 일상 속 매일은 전쟁과 같고, 앞만 보고 달리기에 바쁘다. 한 시인은 부모 자식 관계를 ‘엎질러진 약병’, ‘완벽하지 못한 타인’이라고 설명한다. 엎질러진 약병, 완벽하지 못한 타인 관계를 맺은 부모는 멈춤이 없다. 집에 온 아빠에게 “내일 또 놀러 와”라고 말하는 아이의 요구는 그래서 유희가 아닌 사실이 된다.

혼다는 달리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고 말한다. 혼다가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패밀리카’라는 개발 계획에 따라 미니밴 5세대 오딧세이에 ‘보다’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보다’​는 말에는 ‘느낀다’와 ‘이해한다’가 포함된다. 그렇게 영어 ‘아이 시(I see)’는 이해한다(Understand)라는 뜻을 갖는다. 

 

혼다 미니밴 5세대 오딧세이. / 사진 = 혼다코리아


달리는 차가 어떻게 ‘멈춤’과 ‘봄’을 붙잡는지를 보기 위해 혼다 오딧세이를 타고 서울 도심과 외곽 약 100㎞를 달렸다. 혼다는 오딧세이가 미국 시장에서 월평균 1만대씩, 한 해 12만대 가까이 팔릴 수 있는 바탕인 주행 성능을 유지하면서 첨단 기술에서 눈을 빌려왔다. 운전하면서 2·3열 탑승공간을 볼 수 있는 캐빈 와치(Cabin Watch)가 대표적이다.

5세대 오딧세이 캐빈 와치는 2열 천장에 달려있는 와이드 카메라가 2·3열 탑승 공간 모습을 운전석에 있는 8인치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주간 주행에선 물론 빛이 적은 야간 주행에서도 적외선 LED를 통해 뒤쪽 탑승 공간을 볼 수 있다. 두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으로 화면 확대·축소가 가능해 더욱 세세하게 바라볼 수도 있다.

혼다는 5세대 오딧세이에 탄 가족이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들을 수 있게 돕는다. 혼다는 캐빈 와치와 함께 미니밴 최초로 캐빈 토크(Cabin Talk) 기술을 적용, 마이크를 통해 1열 승객 목소리를 2·3열 스피커와 헤드폰으로 방송할 수 있게 했다. 2·3열 승객 목소리도 동시에 커져 듣지 못해 지나쳤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달리면서 동시에 멈출 수 있는 셈이다.

 

혼다 미니밴 5세대 오딧세이 캐빈 와치. / 사진 = 배동주 기자


2열 상단엔 10.2인치 모니터가 달렸다. 차량 자체가 가족을 위한 작은 공간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한 시도라는 게 혼다코리아의 설명이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스트리밍 동영상을 모니터로 재생하는 것은 물론, 센터페시아 하단 DVD 플레이어를 통한 재생도 가능하다. 화면을 보는 아이와 캐빈 토크로 대화하고, 캐빈 와치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버튼식 기어노브로 연결된 전자제어식 10단 자동변속기 역시 아이의 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게 돕는다. 혼다가 독자 개발해 5세대 오딧세이에 최초 탑재된 10단 자동변속기는 3.5ℓ 직분사 VCM 엔진이 내는 최대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m의 힘이 빈틈없이 차체로 연결될 수 있게 돕는다. 덕분에 데시벨을 높이는 엔진 회전은 없다.

다만 버튼식 기어노브가 익숙하지 않다. 혼다는 오딧세이에는 처음으로 스마트 패들 시프트를 적용해 버튼식 기어노브 조작 불편을 줄였다. 스마트 패들 시프트에는 8, 9 , 10단 고속 영역에서 10단에서 8단, 8단에서 6단으로 변속될 수 있게 하는 더블다운 시프트 시스템이 장착됐다. 가속과 감속을 더욱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실연비는 ℓ당 8.7㎞ 수준을 보였다.

 

혼다 미니밴 5세대 오딧세이 기어노브. / 사진 = 혼다코리아


전면부터 2열까지 창엔 모두 차음 유리가 적용됐다. 아이를 보고 아이의 이야길 귀담아 듣고 가족과 사귈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또 혼다는 5세대 오딧세이에 ANC(Active Noise Cancellation)와 ACM(Active Control Engine Mount) 기술을 적용해 흡음 및 방음 성능을 기존 모델보다 높였다.

가족의 이야기는 공간에서 확장한다. 혼다는 2열 시트 앞뒤 슬라이드 기능에 좌우 이동이 가능한 ‘매직 슬라이드’ 기능을 추가해 3열 시트로 이동이 편리하게 만들었다. 특히 2열 시트를 접기 어려운 상황인 카시트를 장착에서도 타고 내리기 여유로운 공간이 마련된다. 탈착이 가능한 2열 시트는 차체 바닥으로 들어가는 3열 시트와 연계돼 공간 활용성이 확장도 이끈다.

문제는 불안한 제동이다. 뒤를 볼 수 있게 된 부모가 아이와 다시 사귀는 동안 차량은 무엇보다 안전하게 멈출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5161mm의 전장과 1994mm의 전폭 그리고 1735mm의 전고를 가진 덩치는 예상보다 더 나간 지점에서 차량이 멈추게 했다. 차체 무게에 브레이크가 밀리는 탓이다. 신형 오딧세이를 처음 타는 운전자라면 염두해야 할 부분이다.

 

혼다 미니밴 5세대 오딧세이 2열 모니터. / 사진 = 혼다코리아

이밖에 5세대 오딧세이에는 센터페시아 상단의 8인치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편의 및 안전 사양이 탑재됐다. 블루투스와 오디오 등 다양한 기능이 적용된 혼다 어시스트가 적용됐으며,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브 오토 또한 탑재됐다. 안전 사양으로는 사각 지대 감지 시스템, 충돌 감지 등 기능이 포함된 혼다 센싱이 탑재됐다.

혼다 오딧세이는 가족이 그리운 가장들의 주말용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혼다코리아 상품기획팀 관계자는 "오딧세이 주요 고객군을 보면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 다자녀 가구 가장들이 많다"면서 “이들은 주말용 세컨카로 오딧세이를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계약에서 280대를 넘어선 혼다 5세대 오딧세이 판매 가격은 57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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