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건국대 교수 ‘금리인상 과제’ 세미나서 주장…"고금리·저환율 조합, 경제에 위기 부를 수도"

27일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 공동 주최로 열린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한국의 금리 및 환율정책 과제' 세미나에서 오정근 건국대 교수(사진 왼쪽 두번째)가 금리정책 딜레마 속에 금융위기가 다시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사진 = 송주영 기자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리인상 폭이 확대될 경우 자칫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27일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가 공동 주최해 열린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한국의 금리 및 환율정책 과제세미나에서 우리나라 경기는 회복동력을 상실한 채 장기간 횡보 상태에 있다가 소폭 반등한 것이라며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속에 급격한 자본유출을 방지하지 못한다면 외환위기가 오고, 기업부실급증에 대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은행위기까지 겹쳐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 금리정책은 인하와 인상요인이 공존하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물가상승률은 1.8%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경기동향은 장기 횡보를 지속하고 있는데다가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위기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오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행 물가 상승률 목표는 과거 3%대에서 최근 2%로 낮췄지만 실제 물가상승률은 1.8%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경기는 단기적으로 회복된 것 같지만 이마저도 반도체, LCD 시황 호조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012년 이후 계속 추락해 71.8%까지 추락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2% 수준을 정상으로 본다. 오 교수는 “71.8%는 금융위기, 2차 석유파동 수준이라며 일부 수출업종을 제외하고 대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우리 경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실업률은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고 원화 대달러 대엔 절상도 지속되며 인하요인이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상요인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GDP 갭률 플러스 반등과 미국금리 인상으로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점이다. 시장금리가 이미 상승하고 있다는 것도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결국 GDP 갭률의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데 오 교수는 과거 위기 이전 고금리, 저환율 조합이 재현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우리나라는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는 방편으로 외국인 투자금 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으로 꼽혔다.

 

오 교수는 현재 한국은 위기요인이 쓰나미처럼 한꺼번에 몰려 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결국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정책의 안정적인 운용으로 외채차환 비율 감소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금융연구원 김남종 부연구위원은 세계 금융기관들이 내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데 불확실성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치뱅크, 모건스탠리는 4회에서 3회로, 바클레이, 웰스파고는 3회에서 2회로 조정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인식 차이가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