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유 생산 증가…OPEC 감산 연장 결정 연기 가능성 부각
국제유가가 미국의 원유생산과 재고 증가 기조 속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이달 말로 예정된 산유국들의 감산합의 재연장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점도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17일 한국석유공사는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전일대비 배럴당 0.19달러 하락한 55.14달러에, 북해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배럴당 0.51달러 하락한 61.3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브렌트유는 최근 하락세에 이달 들어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 하락세는 주목받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시장전망치를 넘어서는 원유재고량과 원유 생산량 증가가 유가를 압박하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북미 생산량이 증가한 가운데 소비량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량은 전주 대비 190만배럴 증가했다. 미국 원유재고량은 10월말부터 2주간 연속 상승하는 모습이다. 특히 휘발유 재고량은 90만배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재고량은 증가한 가운데 원유 생산량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미국 원유생산량은 하루평균 964만5000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1983년 이후 최고치다.
반면 국내 기준유가로 적용되는 두바이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0.25달러 상승한 60.29달러를 기록했다. 여전히 60달러 위에서 가격을 유지하며 약세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미국 원유 생산과 재고가 늘어나면서 유가가 약세를 보인다는 점 때문에 수급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다만 두바이유는 아직 강세를 기록 중이고 서부텍사스산 원유도 연초대비 약 2.6% 상승한 수준이라 아직 걱정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국내에 영향을 주는 두바이유 유가에는 이달 말로 다가온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OPEC 회원국과 비회권국 산유국들은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는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산유국 일부에서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감산 연장 가능성이 불확실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아직 러시아가 감산 연장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산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연장 결정에 시간을 더 두고 보자는 의견이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내년 초 석유시장 상황을 확인하고 감산 기간을 연장할지 결정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결정 연기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