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역점 가맹점주 김인화씨 만나 BBQ 반박 보도자료 입장 들어보니
윤홍근 BBQ 회장의 갑질 논란은 BBQ봉은사역점 주방에서 시작됐다. 자신의 매장을 방문한 BBQ 회장의 폭언과 이후 갑질이 있었다는 가맹점주의 주장에 대해, BBQ측은 단순 격려차 방문에서 매장관리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폭언에서 시작된 논란은 가맹점주의 형사고발로 이제 법정으로 가게 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을 짚어봤다.
◇주방은 대통령도 못 들어온다?
BBQ는 윤 회장의 갑질 논란이 한 언론을 통해 불거지자 지난 15일 반박 보도자료에서 “주방직원이 다짜고짜 ‘여기는 내구역이다, 대통령이라도 못 들어 온다’라고 하며 출입을 가로막았다. 이에 다소 당황한 윤 회장은 ‘어 이 사람 봐라?’고 이야기하였을 뿐이고, 주방 확인이 불가능하게 되자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어떻게 이 상황이 욕설과 갑질인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자가 15일 직접 만난 봉은사역점 가맹점주 김인화 씨는 주방직원의 제재는 당연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김씨는 “‘주방에 들어오시면 안 된다’라고 주방직원이 말했는데 윤 회장이 ‘이XX 봐라 너 교육 받았어? 이XX 해고해’라고 했다”면서 “‘대통령도 못 들어와’는 (당일 사건이 종료되고) 다 (매장을) 나가고 BBQ 일부 직원들과 우리 직원들이 동석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는데 그때 내가 얘기한 발언이다”고 말했다.
그는 “주방은 바닥에 기름 많고 화구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위험하다’라고 제지하는 게 당연하다. 주방은 안전화를 신어도 매우 위험하다. 나도 마음대로 못 들어간다. 그래서 ‘주방은 대통령도 못 들어가는 거예요’라고 1층에서 한 얘기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직접 둘러본 결과, 해당 매장의 주방은 2층에 있었다.
◇직원이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았다?
BBQ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주방직원이) 유니폼을 입지 않은데다가 주방 확인까지 거부한 까닭에 윤홍근 회장은 당연히 가맹점의 규정 준수나 식품 위생‧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해당 매장의 규정 위반 소지가 있어 보여 윤 회장이 폐점여부를 검토하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가맹점 측은 주방직원이 유니폼을 입지 않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가맹점주 김 씨는 본사에서 지급받은 유니폼 소재가 두꺼워 여름용을 요청해놓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매장 방문이 있었던 때는 지난 5월12일이었다.
김씨는 “주방에 열기가 뜨겁고 냉방기도 없다. 본사에서 지급한 유니폼은 청 소재로 도저히 입고 근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여름유니폼을 요청했다”면서 “(사건 당시는) 여름유니폼을 빨리 지급해 달라고 요청을 해놓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장이 그 사실을 몰랐다고 해도 주방직원이 유니폼을 안 입었다고 해서 ‘이XX’, ‘해고’, ‘폐점’을 운운한 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6개월이 지난 일을 갑자기?
BBQ는 가맹점주가 윤 회장의 ‘갑질 방문’이 있었다는 지난 5월12일 이후, 수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문제제기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맹점주가 가맹계약 해지에 불만을 품고 뒤늦게 문제제기를 한다는 것이다.
BBQ는 보도자료에서 “(가맹점주는) 자신이 직접 목격하지도 않은 BBQ 회장의 매장 격려 방문 시 발생한 사소한 해프닝을 왜곡·과장해 6개월이나 지난 현재에 이르러 악의적으로 언론에 허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BBQ 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김씨는 상반된 이야기를 한다. 윤 회장이 매장을 다녀간 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갑자기 문제제기를 한 것은 아니다. 그 때(사건 발생 시점)부터 꾸준히 얘기를 했다. 사건이 있던 당일 우리 직원들 말만 들을 수 없어 BBQ 직원에게 변호사입회하에 (사건의)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면서 “당시 BBQ 직원들도 회장이 (폭언을) 말했다고 인정했다. 현장에 있었던 부사장이 ‘원하는 게 뭐냐’라고 묻길래 윤 회장의 직접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지속적으로 다툼이 있었던 유통기한과 중량 문제도 역시 말했다”고 반박했다.
◇매장에서 일반 콩기름 사용?
BBQ는 해당 가맹점이 조리 과정에서 전용 상품을 사용하지 않는 부분도 심각한 가맹계약 위반사항이라는 입장이다.
BBQ 측은 “가맹점주가 가맹계약상 승인될 수 없는 규격 외의 사입 육계를 사용하고 BBQ의 상징이기도 한 올리브유 대신 일반 콩기름을 사용하는 등 중대한 계약 위반 사실을 적발돼 계약해지 위기에 몰리게 되자 (단순) 해프닝을 왜곡·과장해 언론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맹점은 가맹계약 당시 기존 레스토랑에서 팔았던 메뉴들도 계속 판매하기로 계약돼 전용 재료가 아닌 일부 사입도 허용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육계의 경우 유통기한 임박하고 중량이 모자란 문제들이 고쳐지지 않아 7월 이후 공급을 받지 않겠다고 본사 측에 말했다는 게 가맹점주의 입장이다.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을 공급받아 문제제기를 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여기는 원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했던 곳이다. 업종변경을 한 거다. 기존에 있던 파스타 등 메뉴 등을 팔기로 하고 가맹 계약을 했다”면서 “7월 중순 이후 본사 측과 (유통기한 등) 이런 다툼이 계속 있었다. 이런 식재료를 더 이상 사용 못하니 가맹계약에서 물품을 받아야하는데 안 받을 거니까 나를 고소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그 후 (물품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본사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안했다. (사실)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라고 본다. 만약 본사가 소송하면 내가 이런 이유로 안 썼다고 말하니까”라고 덧붙였다.
◇의문의 손님 인터뷰는?
BBQ는 갑질 논란을 첫 보도한 YTN에 등장한 손님 인터뷰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BBQ는 “(윤 회장의 방문이 있을) 당시 주방이 있는 2층에는 아무 손님도 없었다. 단지 1층에 한 테이블의 손님이 있었을 뿐”이라면서 “2층에 없던 손님이 당시 상황을 들었을 수는 없었다. 또 1층과 2층 주방과의 거리와 주방의 위치를 생각할 때 1층의 손님의 2층의 대화 내용을 들었을 수도 그 상황을 볼 수도 없는데 어떻게 방송 내용과 같은 사실은 이야기할 수 있느냐”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의혹 제기에 대해 가맹점주 김 씨는 “(기자에게 핸드폰을 보여주며) 보시다시피 ‘고객’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된 이름이 수없이 많다. 물론 전화번호는 전부 다르다. 그 인터뷰손님은 원래 레스토랑 할 때부터 고객이었다. 내가 그분한테 수개월이 지나서 갑자기 전화를 한 게 아니다. 그 사건이 있은 뒤 수일 뒤에 그 손님이 매장에 방문했을 때 (그 사건에 대해) ‘어떻게 됐냐’라고 물어봐서 ‘그 사람이 BBQ회장이었다’라고 말하니까 ‘그게 말이 되나 고소해야지. 내가 증언해주겠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CCTV는 윤 회장과 일행의 동선과 당시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핵심이 될 수 있다. BBQ측은 “윤 회장이 가맹점주가 주장하는 그러한 폭언을 했다면 왜 6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야 이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는지, 해당 매장에 설치된 CCTV를 왜 공개하지 아니하는지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CCTV를 공개하지 않는 가맹점주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CCTV는 보이스(음성)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모션(움직임)만 있다. 저는 윤 회장이 여길 왔다고 주장을 하고 그쪽(BBQ)이 여길 오지 않았다고 하면 CCTV는 굉장한 증거가 될 거다.(CCTV를 공개하는 건) 쟁점을 자꾸 흐리려고 하는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씨는 CCTV 공개로 인해 쟁점이 흐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만약 법정에서 CCTV가 필요하다고 하면 얼마든지 공개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