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직후 홈쇼핑 판매 10%가량 줄어…불매운동 추이보며 방송 연기하기도

국내 최대 시스템 가구 업체인 한샘의 직원 성폭행 논란이 불매운동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최양하 한샘 회장까지 나서 직원들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내고 진상 파악을 약속한 상황이지만,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홈쇼핑 명품’으로 통하던 한샘이 악재에 휩싸이면서서 홈쇼핑 업체들도 방송 일정 변경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직원 성폭행 논란의 파문은 한샘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일 오전 한샘은 전일 종가인 17만500원에서​ 6500원(3.81%) 떨어진 1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계속해서 번지는 소비자 불매운동과 기업 이미지 하락 등에 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샘 사옥. /사진=뉴스1

◇ 소비자 불매운동 확산에 홈쇼핑 업계도 예의주시

한샘이 홈쇼핑 업계의 큰 손으로 불렸던 만큼, 업계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논란을 질타하는 여론이 늘자, 홈쇼핑 업체들도 파문을 나몰라라 한샘 제품을 판매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 한샘 교육담당자 성폭행 사건 올바른 조사와 처벌을 청원합니다에는 11250명이 서명한 상태다게다가 한샘 공식 페이스북에서는 한샘 불매운동 벌여야 한다”, “홈쇼핑에서 방송이 웬말이냐”는 등의 항의성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건이 터진 직후인 지난 5일 ‘한샘 올인원 하이클래스 시스템키친’ 방송을 한 롯데홈쇼핑도 앞으로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아직 편성 변경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아무래도 분위기가 안 좋다보니 이후 방송에 대해서는 상황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GS샵 역시 이번 주 편성 예정된 한샘 방송의 변경 여부를 두고 내부 회의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5일 방송될 예정이었던 ‘칼리아X한샘 마테라소파’ 생방송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아직까지 해당 방송 재편성 날짜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논란은 가시적인 매출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롯데홈쇼핑에서 방송된 ‘한샘 올인원 하이클래스 시스템키친’ 판매 실적도 평소보다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홈쇼핑 업체들이 기존 방송 계획을 취소하거나 변경을 염두에 두는 까닭은 온라인상에서 번지고 있는 한샘 불매운동 움직임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기업의 물건을 판다는 것이 홈쇼핑 업체로서도 부담인 것이다. 

 

되레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다. 5일 한샘 방송을 진행한 롯데홈쇼핑은 트위터에서 실시간으로 “롯데홈쇼핑에서 한샘 방송을 한다”며 회자되기도 했다. 자칫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샘 제품을 판매하는 방송을 내보낼 경우 불똥이 자사로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여론이 안 좋다보니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방송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괜히 불똥이 튈 수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편성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 중에 있다. 앞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양하 한샘 회장은 이번 사건 발생 직후, 긴급 대책 회의까지 열고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제2, 제3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진상이 파악되는 대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도 밝혔다.

최 회장은 한샘 전 직원에게 보낸 ‘한샘인 여러분께 드리는 글’ 메일에서 “회사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직원을 적극적으로 돌보지 못한 점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한다”면서 “직원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철저히 보호받으며 믿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확실히 작동하도록 하겠다. 소통창구를 통해 접수되는 모든 제보와 건의를 제가 직접 확인하고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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