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에 해외 시장 부진 탓…한국GM 내수 반토막

국내 완성차사가 지난달 유례없이 길었던 추석 연휴와 해외 시장 부진으로 우울한 판매 성적을 받았다.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달 총 11만2730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10월보다 판매가 11% 급감했다. 현대자동차가 홀로 지난해 10월보다 12%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해외 시장 판매 부진은 여전했다.

1일 국내 완성차사가 내놓은 판매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5개사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총 669만326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줄어든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 한국GM과 르노삼성이 판매량이 각각 54.2%, 46.4% 줄면서 완성차 5개사 전체 판매량 역시 1년 전보다 11% 빠졌다.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내수 시장에선 현대차만 유일하게 웃었다. 근무일수 감소에도 준대형 세단 그랜저IG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가 신차 효과를 앞세워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지난해 노동조합 파업 지속에 따른 생산차질 영향으로 판매량이 30% 넘게 줄었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지난달 그랜저IG와 코나는 각각 8573대, 3819대 팔렸다.

기아차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참여로 모닝과 레이 등 5000대 완판에도 내수 시장서 6.3% 감소한 3만752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판매 확대를 이끌 신차가 소형 SUV 스토닉에 불과한데다 근무일수가 줄어든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기아차는 이달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해 최대 12%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판매량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GM은 지난달 쌍용차에 뺏긴 내수 시장 판매 3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쌍용차와 판매 격차는 258대로 미미했다. 1년 전 한국GM과 쌍용차 간 판매 격차가 7만대를 넘었던 것과 대조된다. 한국GM은 모델 노후화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2% 떨어진 767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경차부터 세단, SUV, 상용차까지 모든 차종 판매량이 줄었다.

르노삼성은 10월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 감소한 1만9694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46.4% 줄었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내놓은 중형 세단 SM6, 중형 SUV QM6 등 주력 모델이 신차 효과를 딛고 판매 호조를 이었으나, SM6와 QM6는 올해 들어 신차 효과를 잃었다. 올해 판매 감소가 크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해외 시장선 국내 완성차 5개사 모두 일제히 부진했다. 특히 현대차는 10월 해외 시장에서 국내공장 수출 7만4999대, 해외공장 판매 26만6067대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한 총 34만1066대를 판매했다. 기아차 해외판매는 국내공장 수출 5만9154대, 해외공장 판매 13만4600대 등 총 19만3754대로 전년 대비 11.2% 감소했다.

한편 최근 들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이 회복 국면을 맞으면서 현대·기아차는 연말까지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판매 부진을 이끌고 있는 중국 시장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판매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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