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풀어본 시진핑 집권 2기…하나의 권력에서 2050년 세계 최강대국까지

그래픽=시사저널e, 사진=뉴스1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가 닻을 올렸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회의에서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로 이어져오던 후계자 지명 전통(격대지정·隔代指定)을 결국 지키지 않으면서 장기 집권 기반을 만들었다. 게다가 친시진핑 인사로 내각과 군 수뇌부를 꾸려 권력 구조를 한 데 모았다. ‘바야흐로 시황제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권력을 강화한 시진핑 집권 2기는 경제적인 측면에선 양적인 팽창보단 안정적인 구조개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기업·가계 등 생산과 소비 주체들이 부채로 허덕이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빈부 격차, 과잉 생산 등 곪은 상처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총수요 확대 정책을 바탕에 깔고 부채 리스크 관리와 함께 공급 개혁에 매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1’···하나의 권력, 하나의 시진핑

이번 중국 공산당의 19차 전국대표회의(이하 당대회)를 하나로 요약하자면 ‘시진핑의 1인 권력 체제 완성’이다.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를 거치면서 권력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25일 당대회를 폐막하면서도 후계자를 선정하지 않은 것이 그 중 하나다. 중국은 10년 권력 체제가 시작한 장쩌민 시절부터 전통적으로 차차기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른바 ‘격대지정’으로 권력 세습과 독재를 방지하고자 덩샤오핑이 1992년 주창했다. 시 주석이 차차기 후계자를 선정하지 않으면서 집권의 장기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 ‘7’···측근으로 채운 당과 군

시 주석은 당대회를 거치면서 핵심 인사에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부하 인맥)을 대거 포진시켰다. 특히 중국 공산당 당 조직에서 사실상 최고 권력기구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을 대거 물갈이 했다.

시 주석은 우선 상무위원 7인 체제를 유지했다. 여기에 시 주석의 ‘은둔의 책사’로 불리는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을 중앙서기처 서기로 앉혔다.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장을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후임으로 인선했다. 이 밖에 시 주석 측근인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은 서열 3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한정 상하이 당서기, 황후닝 당중앙학습실 주임이 상무위원으로 올라섰다. 나머지 2인은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그대로 맡는다.

당권뿐만 아니라 군 장악력도 높아졌다. 당 대회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부인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수를 기존 11명에서 7명으로 줄였는데 이 자리에도 시 주석 측근이 대거 포진했다. 대표적으로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앉은 장유샤(張又俠) 장비발전부 부장은 시 주석과 같은 산시(陝西)성 출신으로 그 부친인 장중쉰(張宗遜) 상장은 국공내전 때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과 서북 야전군에서 함께 싸운 전우다.

◇ ‘69’···중국의 특색사회주의 사상 당헌 기재

시 주석은 지난 18일 3시간 26분이 걸린 당 대회 개막연설에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는 단어를 69번 말했다. 이는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로 시 주석의 향후 5년간 통치 사상을 드러내는 가장 핵심 문구다.

시 주석이 천명한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사회주의 현대화와 맥을 같이 한다. 과거부터 이어져온 사회주의 이념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시 주석은 “새로운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의 계승·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당헌에도 새로이 기재됐다. 24일 끝난 당대회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이름으로 당장(黨章·당헌)에 삽입됐다. 당헌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사람은 중국 건국 지도자인 마오쩌둥과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 두 사람뿐이다.

◇ ‘257’···과도한 국가부채비율, 집권2기 성장보다는 안정화에 주력


시진핑 집권 2기가 경제 부문에서 가장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부분은 부채관리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57%으로 2008년 141.3%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특히 기업 부채 비율은 GDP 대비 166%로 위험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또 중국은 고속성장을 이뤘음에도 이면에는 극심한 빈부 격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중국 통계국이 밝힌 중국의 지니계수(소득불평등 지수)는 0.465로 국제연합(UN)이 제시한 ‘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인 0.4를 넘어섰다. 도농 격차도 심각하다. 대표적으로 광둥성 중심 도시인 선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5000달러 수준이지만 이밖에 광둥성 내 8개 시의 1인당 GDP는 선전의 4분의1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7년 3분기 중국경제 현황과 전망’에서 “내년부터 공식 시작하는 시진핑 정부 2기(2018~2022년)의 경제정책 방향은 안정성장 유지 를 큰 목표로 경기부양보다는 구조개혁 및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며 “지방정부 채무리스크 관리 강화, 기업과 은행부문의 부채관리 강화, 금융 감독·관리를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2020’···샤오캉(小康) 시대

중국은 이러한 경제정책을 통해 2020년까지 모든 인민이 안정적이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시 주석은 “지금부터 3년간 샤오캉 사회의 전면적인 실현을 위한 결정적인 시기”라며 “2020년엔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발전하는 권리를 보장하고 도시와 농촌 간 격차를 현저하게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화 등 소프트파워를 곁들여 2035년부터 21세기 중반까지 부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겠다”고 덧붙였다.

◇ ‘2050’···중국의 꿈, 세계 선두에 서는 최강국


시 주석은 당초 당대회 주제가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 말한바 있다. 그는 지난 18일 연설에서 서두에 “당이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의식을 다시 새겨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위대한 승리를 쟁취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분투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러한 중국의 최종 꿈이 결실을 맺는 시기가 2050년이다. 2050년은 신중국 성립 100주년이라는 기념적인 숫자다. 시 주석은 중국을 2050년까지 종합 국력과 국제 영향력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선두에 서는 ‘현대화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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